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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넥스 활성화 ‘언발에 오줌누기’ ?
뉴스종합| 2013-08-06 11:27
동족방뇨(凍足放尿). 얼어 있는 발에 오줌을 누게 되면 일시적으로 따뜻함을 느낄지 모르지만, 이는 잠시일 뿐 다시 발은 더욱 꽁꽁 얼게 된다는 뜻이다. 지난 7월 시작한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인 코넥스 시장에 대한 최근 시장 활성화 논의를 보면 ‘언 발에 오줌 누기’가 될까 우려된다.

코넥스 시장을 보면 2000년 3월 출범했던 ‘제3시장(장외주식 호가중개시스템)’이 생각난다. 1999년 코스닥 투자 열풍 속에서 당시 금융감독위원회는 비상장ㆍ비등록 주식의 거래 편의와 코스닥 등록 초기 단계 투자기회 제공이라는 취지를 내걸고 제3시장을 출범시켰다. 4개 기업으로 출발해 석 달 만에 70여개로 늘었다. ‘제3시장협의회’도 생기고 ‘전용펀드’도 추진됐다. 마치 지금의 ‘코넥스CEO협의회’ ‘코넥스 전용펀드’와 비슷하다. 하지만 ‘황금알’을 쏟아낼 것만 같았던 제3시장은 코스닥 버블이 꺼지면서 투자 급감으로 일순간에 사라졌다.

코넥스는 개장 전부터 ‘창조경제의 꽃’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개장 초 반짝했다가 지지부진하다. 정홍원 국무총리까지 나서 현재 3억원인 개인투자자 예탁금 기준 완화 등 활성화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하지만 금융위는 코넥스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투자 유인책이 아직까지는 필요치 않다며 다소 다른 입장이다.

코넥스 시장 활성화는 당연히 필요하다. 하지만 논의과정에서 반드시 고려할 사안이 있다. 시장은 정부나 참여자들의 의도에 따라 움직이는 곳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특히 주식시장이 투기판으로 흐르지 않기 위해서는 신뢰성 있는 정보 유통이 필수다.

그러나 지금까지 증권사들이 펴낸 코넥스 관련 보고서는 단 6건에 불과하다. 정보의 원활한 공유로 시장 참여자들의 신뢰를 쌓고 코스닥에 성공적으로 상장하는 코넥스 기업이 나온다면 시장은 점점 활기를 띨 것이다.

창조경제 활성화에 얽매여 무리수를 두면 더 큰 부작용이 나올 수도 있다. 기다림의 믿음과 냉철한 판단으로 코넥스 활성화에 진정 도움이 되는 방안을 만들어내는 게 우선이다. 그래야만 코넥스가 과거 ‘제3시장’의 재판(再版)이 되지 않을 것이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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