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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병충해 스마트폰 진단 시대 온다”
뉴스종합| 2013-08-08 11:41
미생물유전체 완전해독 프로젝트성공
과학화시스템 농사시작부터 적용해야


부부가 세계 3대 인명사전인 ‘마르퀴즈 후즈 후(Marquis Who’s Who in the world)’에 등재된다. 주인공은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박동석 연구관과 같은 기관 소속인 부인 김정선 연구관.

박 연구관은 대학 시절 미국의 한 과학자로부터 당시 생소했던 분자생물학을 배우는, 뜻밖의 기회를 얻는다. 이 사건이 농업 분야 유전자 분석 개발 연구자의 길을 걷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그는 기억한다.

그가 많은 노력을 기울인 분야는 2000년 시작한 미생물 유전체 완전 해독 프로젝트였다. 완전 해독에는 4년6개월이 걸렸다. 박 연구관의 열정은 농작물에 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을 곧바로 찾아내는 진단 기술의 개발을 가능하게 했다.

그는 ‘생물정보학 기반의 새로운 분자 진단법 개발’이란 연구 업적으로 2011년 마르퀴즈후즈후에 등재됐다.


박 연구관의 연구는 여기에 끝나지 않았다. 올해 4월 패혈증 등 인체에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하는 녹농균을 신속 정확히 검출할 수 있는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 녹농균은 물ㆍ토양ㆍ식품ㆍ동식물 등에 존재하며 사람에게 심각한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성 세균이다.

박 연구관이 개발한 기술은 녹농균의 게놈(유전체) 정보를 분석해 이 균의 유전자와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진단용 DNA 프로브(Probeㆍ탐침자)를 만든 것이다.

이 진단용 DNA 프로브가 탑재된 유전자증폭(PCR) 장치에 물ㆍ토양ㆍ식품ㆍ동식물 등에서 추출한 시료를 넣고 반응시키면 프로브의 형광 반응을 통해 감염 여부를 진단하게 된다. 농진청은 이번에 개발한 진단 기술에 대해 특허 출원을 마친 상태다.

박 연구관은 “최근 녹농균의 다양한 변종이 보고되면서 정확한 진단법 및 민감도가 높은 검출 기술이 요구돼왔다”면서 “이번 진단 기술 개발로 녹농균에 대한 신속 정확한 검출은 물론 진단에 필요한 노동력, 비용, 시간 등도 크게 절약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인 김 연구관은 내년 세계 인명사전에 등재될 예정이다. 특히 그의 아버지도 농진청에서 평생을 보낸 인물. 세포유전과에 근무 중이던 김 연구관은 아버지가 농업유전자관리과장 시절, 박 연구관과 인연을 맺게 된다. 아버지를 따라 농진청에 자주 갔던 김 연구관은 어린 시절부터 농작물에 많은 관심을 뒀다고 한다. 그는 결국 배추 정밀 유전 지도 구축을 통해 최초의 한국 주도형 게놈 프로젝트가 추진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

김 연구관은 “가까운 시일 내 스마트폰으로 병충해를 진단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면서 “이제 농사를 시작하는 단계에서부터 과학화한 시스템이 적용돼야 한다. 우리 농업이 과학화된 모습으로 발전하는 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동석 기자/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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