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호흡 원활해지면 피부호흡도 원활해져
예전에는 아토피가 땅을 밟기 전 아기들이 앓는 병으로 봤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호전되는 양상이었던 10년 전과 달리 7세 이상에서도 아토피가 지속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성인이 된 후에 발생하는 아토피 환자도 상당하다. 또한 나이가 많아질수록 여성이 더욱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이는 아토피 피부염이 과거에 영아 습진이나 태열 등으로 대표되어 자연 치유를 기대하던 것과는 달리 성장하면서도 지속되거나 심해지는 경향을 보여준다. 특히 성인 아토피는 피부의 건조 정도와 가려움증이 심하다. 팔이나 다리 접히는 부위는 물론 이마, 목, 눈 주위에 두꺼운 습진이 생기기도 한다. 이 때문에 대인 관계에 지장을 주고 우울증으로 자살 충동까지 느꼈다는 환자도 많다. 이러한 현상은 아토피의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함을 알려준다.
한의학에서는 폐주피모(肺主皮毛)라고 해서 폐가 피부와 모발을 주관한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폐가 열을 받아서 진액이 마르게 되면 피부가 건성이 되는 것이다. 실제로 아토피는 선천적으로 호흡기 기능이 약해서 폐와 기관지나 코, 피부의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 주로 발생한다. 그 결과 아토피를 앓으면서 천식이나 알레르기성 비염을 함께 앓는 경우가 많다.
편강한의원 서효석 원장은 “아토피는 피부의 문제가 아니라 호흡기를 중심으로 한 전신의 불균형 문제다. 폐가 허한 체질의 사람이 스트레스나 인스턴트 음식, 아파트 건축 자재와 마감재에서 내뿜는 화학 물질, 대기 오염 같은 알레르기 유발 환경을 만났을 때 아토피가 나타나는 것이다. 한의학에서 치료의 초점은 알레르기 유발 환경에 저항할 수 있도록 체질을 튼튼하게 만들어 주는 데 맞춘다.”고 설명한다.
서 원장은 이어 “혈액을 맑고 서늘하게 함으로써 폐에 쌓인 열과 독을 제거해 주어야 한다. 청폐요법을 통해 열을 내리고 한약요법과 운동 요법, 침 치료를 병행하면 폐호흡과 피부호흡이 원활해진다. 그러면 신체에서 발생하는 열이나 탁한 기운이 피부를 통해 배출된다.”고 조언한다.
새 옷은 화학 성분을 없애기 위해 빨아 입고, 표백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모직, 합성 섬유는 피하고 땀을 잘 흡수하도록 면으로 된 옷을 입는다. 빨래 후에는 옷에 세제가 남아 있지 않도록 잘 헹구는 것이 좋다. 타이즈, 스타킹과 같이 꼭 끼는 옷을 피하고 헐렁한 옷을 입는 것이 도움 된다. 실내 온도는 20℃ 전후, 습도는 50~60%로 적절하게 유지해 온도 변화를 최소화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집안을 깨끗이 해 집먼지 진드기를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집먼지 진드기의 서식처인 카펫, 인형, 털이불, 커튼 등을 치우고 침대보다는 온돌에서 자는 것이 좋다. 과거에 증상 악화시켰던 요소들과 접촉하지 않는 환경을 조성하고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