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월세대출, 금리 이점 없으면 실효성도 없다”
뉴스종합| 2013-08-20 09:36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금융당국이 월세자금대출 활성화를 독려하고 있지만 정작 은행권의 반응은 싸늘하다. 월세자금대출이 대부분 신용대출로 이뤄져 금리 면에서 이점이 없는데다 은행을 이용할 수 있는 고객층이 제한돼 있어 수요자가 많지 않다는 게 가장 큰 이유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월세자금대출 상품을 출시한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판매 실적은 6건으로, 사실상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없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에 떠밀려 급급하게 상품을 만들다보니 정확한 수요 예측을 하지 못한 게 실패의 원인이다.

은행권은 월세자금대출이 신용대출과 별반 다를 게 없어 고객을 유인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고객을 끌려면 무엇보다 대출 금리를 낮게 책정해야 하는데, 보증기관의 보증서를 이용할 수 있는 전세자금대출과 달리 월세자금대출은 담보가 약해 사실상 신용대출과 금리가 비슷하다는 지적이다.

신한ㆍ우리은행의 월세자금대출 금리는 4~6%대 후반으로, 보증서를 이용한 전세자금대출 금리(3~4%대 후반)보다 1%포인트 이상 높다. 이 때문에 월세자금대출을 이용할 수 있는 반전세(보증부월세ㆍ일부 보증금을 내고 월세를 깎는 방식) 거주자의 경우 아예 전세자금대출을 이용하기도 한다.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있는 고객층이 한정돼 있다는 것도 월세자금대출의 실패를 불러왔다. 은행과 거래할 수 있는 신용등급이 1~6등급으로 제한돼 있어 이보다 낮은 저신용층의 경우 아예 은행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정부 측 보증기관의 신용보강이 되지 않는 이상 금리를 낮추기도, 대상을 확대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월세를 보증해주는 것은 소득을 보증해주는 것으로 있을 수 없다”면서 “신용을 보강할 수 있는 다른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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