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美제조업 ‘옛 영화’ 되찾는다
뉴스종합| 2013-08-20 11:13
에너지값 하락·고용 유연화
무역적자 작년比 20억불 감소
7월 실업률도 4년만에 최저치
할리데이비슨 亞·太수출 급증
글로벌기업 공장 美로 속속 회귀



지난 10여년간 중국 등 신흥국에 밀려났던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셰일가스 혁명 등의 영향으로 제조업 시장여건이 개선되면서 생산 비용을 절감하고, 고용을 늘리는 기업들이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공개한 미국 제조업연맹(MAPI) 선임연구원 어니스트 프리그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미국 제조업 무역적자는 2250억 달러(약 252조1575억원)를 기록해 전년동기보다 20억 달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뿐만 아니라 미국 산업 전반에서 무역수지 적자폭이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에 따라 최근 수년간 위축됐던 미국 제조업 고용시장도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실업률은 7.4%로, 2008년 12월 이후 4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영컨설팅 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미국 경제의 수출 및 생산 호조에 힘입어 오는 2020년까지 미국 내 제조업 관련 생산ㆍ서비스 직종 일자리가 250만∼500만개까지 늘어날 것이다”이라며 “이에 따라 현재 7.4%인 미국 실업률도 2∼3%포인트 정도 떨어질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이처럼 미국 제조업이 살아난 데는 셰일가스 기술 향상에 따른 에너지 가격 하락과 고용시장의 유연화 등으로 기업들의 생산 비용이 감소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BCG는 “수압파쇄공법을 이용한 셰일가스 생산으로 천연가스 및 전력 가격을 크게 낮췄다”면서 “선진국 중에서도 제조업 부문의 임금 수준이 최저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유럽경제의 장기 침체, 중국 경기둔화 및 달러 강세 현상으로 위축됐던 미국 기업들이 그동안의 부진을 털어버리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 수출시장에서 미국 기업들이 유럽과 일본 등 수출 경쟁국을 밀어내고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오토바이 제조업체인 할리데이비슨은 2분기 아시아ㆍ태평양 지역과 라틴아메리카 지역 수출량이 각각 12%, 39% 급증했으며, 금속절삭기 제조기업인 하이퍼썸은 올 상반기 중동 지역과 라틴아메리카 지역의 매출 호조에 힘입어 해외 지점을 새로 개설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 제조업 여건이 좋아지자 아예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옮기는 기업도 늘고 있다.

일부 해외 공장을 미국으로 이전한 세계 최대 중장비 제조업체인 캐터필러와 제너럴일렉트릭(GE) 등이 대표적이다. 또 일본 타이어업체인 브리지스톤은 미국 공장의 생산설비를 확대해 증산 수요에 맞추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WSJ은 아직 미국의 제조업 경기를 낙관하기만은 이르다고 전했다. 중국 수출이 최근 둔화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미국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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