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5일 동시에 선출된 여야 원내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각각 갖고 일제히 ‘자평’을 내놨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불통해소’를,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정원 국정조사’를 주요 성과로 꼽았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공전하고 있는 국회 정상화 방안에 대해서는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100% 만족은 못하지만 최선을 다했고 나름 성과도 내고 있다”면서 “그동안 여당이 무기력하고, 소통도 안 된다는 등의 얘기를 계속 들어왔는데 지금은 그런 부분이 많이 해소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야 관계에 대해서도 “겉으로는 ‘강대강’(强對强)의 대결로 보였겠지만 야당과 고비마다 대화하고 설득하고 양보하면서 나름 위기 극복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고 자평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선명하고, 존재감이 분명한, 유능한 민주당을 만들겠다는 각오가 있었지만 의도와 다르게 비친 부분도 있었다”며 “보람도 있고 아쉬움도 있는 기간이었다”고 평가했다. 성과로는 국정원 댓글사건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공공의료 정상화를 위한 국정조사 및 가계부채 청문회 관철, 경제민주화 입법 등을 꼽았다.
두 원내대표 모두 지난 100일에 대체로 후한 자평을 내놓았지만, 정작 중요한 향후 여야 관계에 대해서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최 원내대표는 “전년도 결산 마무리는 반드시 이달에 심의·의결해야 한다”면서 “여당의 단독 결산국회가 되지 않도록 민주당은 민생을 먼저 생각하기 바란다”면서 기존 입장을 되풀이 했다. 단독국회도 불사하겠다는 엄포인 셈이다.
전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사과하고 국정원 개혁을 약속해야 원외 투쟁을 중단할 수 있다”면서도 “결산국회와 정기국회를 포기할 이유는 없다”는 애매모호한 발언만 내놓았다.
한편 두 원내대표의 자화자찬과 달리 당 내에서는 쓴소리가 많았다.
익명을 요구한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최 원내대표에 대해 “주요 정책에 대해 당내 의견수렴보다는 청와대의 뜻을 받드는 데만 주력한 것 같다”면서 “의원들을 위한 대표인지, 청와대 대표인지 헛갈릴 때가 있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도 전 원내대표가 최대성과로 꼽는 국정원 국정조사에 대해 “궁극적인 목적은 국정원의 실상과 한계를 드러내서 개혁으로 연결하려고 했던 것인데, 이와관련해 국민들의 인식을 높히지 못했다”면서 “결국 큰 흐름을 보지 못하고 그때그때 국면 국면에만 매몰됐다”고 지적했다.
백웅기ㆍ이정아 기자/kgu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