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영웅의 귀환…다시 울려퍼진‘ 위 송 빠레’
헤럴드경제| 2013-08-21 11:18

박지성 8년만에 PSV 복귀전
챔스리그 PO 1차전 선발출전
AC밀란 상대 68분간 맹활약
1-1 견인…본선진출 불씨 살려

3만여 관중 응원가로 화답
코쿠 “그가 필요한 경기” 극찬


8년만에 친정팀인 PSV 에인트호번 유니폼을 다시 입은 박지성(32)이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박지성은 21일(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의 강호인 AC밀란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 출장해 후반 23분 교체아웃될 때까지 68분간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다. 에인트호벤은 선제골을 허용하고도 만회골을 터뜨려 1-1 무승부를 거뒀다.

당초 박지성은 경미한 허벅지 부상으로 후반에 교체 출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PSV 에인트호번 코쿠감독은 박지성을  ‘깜짝’ 선발 출장시켰다. 상대가 챔피언스리그 경험이 풍부한 유럽의 최정상급 선수들로 구성된 AC밀란이어서 대부분이 10대에서 20대 초반인 에인트호번의 젊은 선수들에게 ‘베테랑’인 박지성의 경험이 절실했다. 

박지성은 이날 경기에서 중앙은 물론 때로는 최전방까지 올라가는 전성기 시절의 활동량을 보이며 팀 공격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전반 1분 최전방 공격수 팀 마타우쉬의 오른발 슈팅을 시작으로 공격의 포문을 연 에인트호번은 7분 뒤 박지성의 감각적인 힐패스에 이은 중거리포로 AC밀란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후방에서 땅볼 패스가 들어오자 문전으로 쇄도하던 박지성이 감각적인 힐  패스로 2선에서 침투하던 조르지니오 바이날둠에게 노마크 찬스를 안겼고  바이날둠은 논스톱으로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날렸지만 아쉽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하지만 초반 공세를 이어가던 에인트호번은 전반 14분 AC밀란의 스테판 엘 샤라위에게  선제골을 얻어맞으며 전세는 역전됐다. 후방에서 한 번에 넘어온 패스를 에인트호번의 왼쪽 풀백 조슈아 브레넷이 끊어내지 못했고, 중앙수비수들이 당황한 사이 엘 샤라위가 뒤이어 날라온 크로스에  머리를 갖다 대 선제골을 뽑았다.

이후 AC밀란의 공세에 끌려다니던 에인트호번의 본선 진출의 불씨를 살린 것은 바로 박지성의 발끝이었다. 박지성은 후반 15분 역습 상황에서 상대팀 선수들이 후방 깊숙이 포진해 중원이 비자 후방에 있던 수비수 제프리 브루마에게 공을 넘겼다. 브루마는 박지성의 의중을 읽었다는 듯이 곧바로 중거리포를 날려 골키퍼는 공을 제대로 잡지 못했고 최전방 공격수 마타우쉬가 튀어오른 공을 골로 연결시켜 천금같은 동점골을 넣었다. 이후  박지성은 8분 뒤 홈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교체됐고 홈구장에 빼곡히 들어앉은 3만여 관중들은 8년간 묻어뒀던 ‘위 송 빠레’ 응원가를 다시 부르며 베테랑의 귀환을 축하했다. 코쿠 감독은 경기가 끝난후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 팀이 강호를 맞아 전반 초반에 경기를  지배했고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며 많은 골 기회를 만들었다”며 “오늘 경기는  박지성이 꼭 필요한 경기였다”고 강조했다.

김태열 기자/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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