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묻지도, 따지지도 않으면 안돼” 다양해진 癌보험
뉴스종합| 2013-08-29 08:02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부동의 사망원인 1위 암(癌). 의료기술이 발전됨에 따라 치료후 생존율이 높아졌지만 치료비 부담은 점점 높아져 암 보험에 대한 수요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한때 보험사들은 손해율이 악화되면서 암 보험 판매를 꺼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2011년부터 보험사들이 내부 경험실적ㆍ통계를 활용해 새로운 암보험 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면서 암보험 시장이 다시 활황에 접어들고 있다. 보험금(진단비)을 보험기간 중에 반복 지급하거나 암 진행 정도에 따라 차등지급하는 등 새로운 형태의 상품들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보험금 치료비ㆍ질병 정도 따라 차등지급
= 그럼에도 소비자 입장으로선 더 헷갈릴 수 있는 법. 금융감독당국은 선택의 기회가 늘어나는 대신 기준도 다변화됐기 때문에 가입이 유의사항을 꼼꼼히 점검하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새 암보험 상품들은 ▷보장금액 ▷보장횟수 ▷가입대상 ▷보험기간 등에 다라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예전의 암보험들은 치료비 수준 및 병기(病期ㆍ진행정도)와 무관하게 일단 암 판정시 5000만원 등 일정금을 지급해왔다. 하지만 새 암보험은 병기와 치료비 수준에 따라 보험을 차등화하거나 일부 특정 암만을 보장해 보험료를 저렴하도록 설계했다. 가령 1~3기 암과 4기(말기) 암은 각각 5000만원, 1억원씩 지급하도록 나누는 식이다. 또 고액암(1억원), 일반암(5000만원), 소액암(1000만원) 등의 방식으로도 구분하고 있다. 

또 과거 상품은 암 진단시 통상 1회(최대 2회)만 보험금을 지급하고 계약이 소멸되도록 했으나 새 보험은 보험기간 중 암이 진단되더라도 계약이 소멸되지 않는다. 그리고 직전 암 진단후 2년 경과할 때마다 암으로 다시 진단될 경우 보험금을 반복 지급하도록 했다.

그리고 예전엔 주로 60세 이하의 건강한 사람을 가입대상으로 한정하고 통상 80세까지만 보장해왔는데, 새 암보험들은 가입연령을 고령자(70~80세)로 확대하고 가입대상도 암 유(有)경험자와 만성질환자(고혈압ㆍ당뇨) 등으로 확대했다. 보장기간 역시 사망시까지로 연장했다.


▶발병률 높을수록 보험금 ‘다운’= 상품이 다변화된만큼 내용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우선 보험 갱신주기가 3년에서 15년까지 다양하게 있고, 갱신주기가 길어지면서 해당 기간 동안 보험료 인상은 없더라도 갱신시점에서 보험료가 더 큰폭으로 상승할 수 있다. 참고로 일부 보험사에선 갱신형이 아닌 비갱신형(15년만기, 100세만기 등)으로도 판매하고 있다.

보장내용도 잘 체크해야 한다. 보험금이 고액인 암 종류가 회사별로 상이하기 때문에 가입 전에 꼭 확인해야 한다. 보험사들은 상품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발병률이 높은 유방암, 전립선암, 대장암 등에 대해선 일반암보다 적은 보험금을 책정하는 경우가 많고 수준도 사별로 다양하다. 가령 A사는 전립선암의 경우 1000만원을 지급하지만 B사는 2000만원을 주고 있다.

중대한 보험사고로 계약자가 보험료를 납입하지 않아도 되는 조건도 회사마다 다르다. 통상 생명보험사들은 암 진단시 납입이 면제되도록 하고 있지만, 다른 종류의 보험사의 경우 80% 장애발생시에만 면제가 된다.

모든 암에 대해 병기에 따라 보험금을 차등 지급하는 것은 아니다. 암의 병기는 종양의 크기 및 전이정도를 감안해 결정되는데 종양의 크기를 결정할 수 없는 혈액암 등 일부 암(전체암 발생 중 6% 수준)은 병기분류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같은 종류의 암에 대해선 암 종류별(질병코드)로 치료후 생존율 등을 감안해 보험금 수준을 사전에 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5년후 생존율이 5.6%인 백혈병의 경우 고액암(4기) 수준의 보험금을 지급하고 있다. 한편 일반암에 비해 치료비가 적게 드는 소액암(갑상선암, 피부암 등)에 대해선 병기와 무관하게 소액의 일정금을 주고 있다.

▶최초암으로부터 2년 미경과시 가입 안돼= 또 모든 암에 대해 반복 지급이 되는 것도 아니다. 소액암이나 전립선암의 경우 최초 진단시에만 보험금이 지급되고 두번째 이상 진단시엔 보험금이 안 나온다. 또 재진단암의 보험금 수준은 최초 진단암의 보험금보다 적을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최초 진단암의 경우 최대 4000만원까지 설계가 가능하지만, 재진단암은 최대 2000만원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식이다.

모든 암 유경험자가 가입이 가능하지도 않다. 두번재 암을 이미 진단받은 사람이나 최초 암 진단일로부터 2년(소액암은 1년)이 경과하지 않은 사람은 가입이 안 된다. 첫 번째 암과 같은 신체부위에 5년 이내 재발한 암에 대해선 진단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음에 유의해야 한다. 5년 이후 진단시엔 된다. 한편 암발생률이 높은 암 유경험자를 대상으로 하는 상품은 보험료가 일반 암보험에 비해 높다. 최초 암 발생 후 경과기간별로 3~4배 수준이다.

금감원은 “향후에도 보장을 강화한 새로운 유형의 암보험 개발을 지속적으로 유돟해 소비자의 상품선택권을 확대하겠다”며 “불완전 판매 등에 다른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고 상품의 운용 과정에서 문제점 발견시 적극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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