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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적, 살인ㆍ파괴ㆍ간첩계획까지
뉴스종합| 2013-08-30 10:05
공안당국이 언론에 공개한 지하혁명조직 ‘RO(Revolution Organization)’의 5월12일 회합 녹취록은 충격적인 내용들이 수두룩하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M수도회 교육관에서 열린 이날 모임의 발언 내용에는 대한민국을 적으로 규정하는 체제부정, 살인ㆍ파괴 등 중대범죄, 간첩활동 등 이적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내란음모나 국가보안법 위반에 대한 판단은 사법부의 몫이지만, 현역 국회의원과 원내정당 관계자 등이 이 같은 발언을 했다는 자체만으로 상당한 파장이 불가피해 보인다.

▶대한민국은 적(敵)=공안당국이 이번 사태를 단순한 ‘소요음모’가 아닌 ‘내란음모’로 보는 가장 큰 근거는 대한민국을 적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석기 의원은 모두 발언에서 “북은 집권당 아니야. 그렇지. 거기는 모든 행위가 다 애국적이야. 다 상을 받아야 돼. 그런데 우리는 모든 행위가 다 반역이야. 지배세력한테는 그런 거야”라고 했다. 특히 “우리가 예상하던 예상치 않던 북에 대한 도발이 분명하다면 우리의 힘과 의지를 단단히 준비해서 그러면 적의 도발을 선두에 서서 승리의 국면을 만들어 가면서 이에 대한 준비하는 것이 훨씬 지혜롭지 않겠는가”라고까지 했다. 남한이 북한에 도발을 적의 도발이라고 규정한 셈이다.

김근래 통합진보당 경기도당 부위원장도 “적들에게 심대한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전기ㆍ통신 분야에 대한 공격을 하는 것까지 포함해 여러 의견이 나왔다”고 말해, 역시 대한민국 정부가 적임을 분명히 했다. 박민정 전 통진당 청년위원장은 “청년부문의 강화와 주체역량 강화라는 목표로 전투를 벌이고 있고”라는 언급을 통해 북한의 통치철학인 주체사상이 ‘RO’의 사상적 기반임을 확인했다.

▶살인도 불사=대한민국을 적으로 규정하다보니 살인 의지도 서슴지 않고 내비쳤다. 홍순석 통합진보당 경기도당 부위원장은 “한 동지는 총을 준비해야 된다고 했고, ‘뭐에 할 거냐?’ 했더니 ‘저격하는 총이다’ 이러더라”고 권역별 토의결과를 보고했다.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은 “장남감총 있잖아요. 그게 80만원짜리에서 90만원짜리 들어가게 되면 그것이 안에 들어가면 비비탄총을 갖다가 새를 쏘지 못하게 하는 것을 사람을 조준하게 만드는 일반 총이 있어요. 중학생들도 인터넷 들어가 가지고 폭탄을 만들어가지고 사람을 살상시킬만큼 위협을 만들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총ㆍ폭탄을 만들어 인명살상에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기간시설 파괴시도=전시 상황에서 국가 기반시설을 파괴해, 대한민국 정부는 물론 국민의 생존을 위협할 계획까지 드러났다.

이상호 고문은 “중요한 시기에는 우리가 통신과 철도와 가스, 유류 같은 것을 차단시켜야되는 문제가 있는 거죠. 우리가 검토한 바에 의하면 그 시설이 실제로 경비가 엄하진 않았는데, 안에 들어가서 시설을 파괴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고, 철도 같은 경우도 통제하는 곳 이거를 파괴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 방법이죠. 통신 같은 경우도 가장 큰 데가 혜화국이에요...그 다음에 분당에 있습니다. 평택 같은 경우 화약, 생산하는 곳이 있어요. 거의 북부지역이고 남부지역에 2개 밖에 없고. 필요하면 터치해야 되겠지”라고 구체적인 대상을 열거했다.

또 우위영 통진당 전 대변인은 “한 동지가 오늘 강의를 들으며 전율을 느꼈다고 했다. 군대를 나온 분인데 최근 공부를 하고 있다. 정보전을 할 수 있는 최소의 인원, 적들의 통신망, 도로망 이런 것들을 가지고 논의가 되었다”고 말해, 분임토의에서도 구체적인 기간시설 파괴 계획이 논의됐음을 시사했다.

▶간첩활동 자인=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생명에 효율적으로 타격을 주기 위한 간첩활동 계획도 상당부분 포착됐다.

이 고문은 “물리적인 타격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거기에 근무하는 사람들을 우리가 반드시 포섭하는 사업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부위원장도 “대중정치 역량을 우리가 지금보다 백배 천배를 쌓아야지 이 난국을 극복한다고 예기를 했다”며 거들었다.

이영춘 민노총 고양ㆍ파주지부장은 “대부분 미군이 동두천에 거주하고 있고 미군 아파트도 있기 떄문에 미군속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일상생활에서 파악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발전이라든지 지하철이라든지 철도 등 국가 기간산업이 포진을 많이 하고 있는데 그런 곳과의 관계를 좋게 만들어 가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구체적인 간첩활동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결사의지=대화내용에서는 회합의 목적이 구체적인 실행에 있음을 확인해 주는 대목도 상당부분 발견된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죽음을 불사하고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부분이 눈길을 끈다.

이 의원은 “하나의 주장이 아니라 하나의 물리적 힘으로, 한두 사람의 발언과 결의가 아니라 전국적 범위에서 새로운 미래를 구축하기 위한 최종 결전의 결사를 하자는 겁니다. 이 또한 얼마나 영예롭지 않은가”라고 의지를 북돋았다.

김 부위원장도 “이 논의를 하는 것 자체가 자기의 하나뿐인 목숨도 걸어야 되고, 동지들과 함께 생사를 걸어야 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확인했다”고 화답했다.

이 고문 역시 “여기 모인 사람들은 다 조국의 운명과 함께 한다고 생명을 거는 사람들이다는 이야기 했다. 2~3월에 대포 한 잔 했던 사람이 국정원이 따라다니는 것 같더라고 하면서 ‘한 명을 반드시 죽이고 자기도 최후를 맞을 거다’이런 얘기를 했다”며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가며 결의를 다졌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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