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인기많던 금융위, 경력 사무관이 몰리지 않는 이유는?
뉴스종합| 2013-09-03 11:14
업무강도 세고 인사적체 심각
세종시 부처들 직원단속도 한몫


지난해부터 정부 부처들이 줄줄이 세종시로 이전하면서 공무원들 사이에서 서울에 남아 있는 부처들의 인기가 상종가를 쳤다. 당시 ‘금녀의 벽’이었던 국방부에 여성사무관들이 전입 신청을 하는가하면 금융위원회 7급 공무원 모집 경쟁률이 69대 1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올해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서울에 잔류한 부처들이 전입희망자를 모집해도 이전처럼 대거 몰리지 않고 있다.

3일 관가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달 13일부터 행정고시 출신 전입희망자 3명을 모집하는 공고를 냈다. 열흘간 접수를 받았지만 경쟁률은 4대 1 수준에 머물렀다.

지원자들의 출신 부처도 많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업무 유관성이 있는 기획재정부에서 많이 지원했지만, 이번에는 기재부 출신이 아예 없었다. 반면 올해 말 세종시로 이전하는 부처 출신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1년 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우선 금융위는 인원에 비해 업무 강도가 세다. 부동산 대책, 기업 구조조정 등 모든 현안에 금융위가 간여하지 않는 곳이 없다. 또 승진은 빠르지만 조직이 작아서 인사 적체가 심각하다. 무보직 국장이 늘고 외부 파견자들이 쉽게 돌아오지 못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외부 요인도 있다. 기재부 등 세종시로 내려간 부처들이 직원 단속에 나섰기 때문이다. 젊은 사무관의 ‘서울 러시’를 막기 위해 ‘전출 동결령’이 떨어진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을 뿐 서울로 옮기려는 사무관은 여전히 많다”면서 “선배들이 후배들과 친분을 쌓으면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일까. 세종시에서는 사무관이 국장, 과장 등과 함께 식사하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다. 일부 사무관들은 전입 신청을 하고도 ‘후환’이 두려워 막판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은 올해 말까지 교육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등이 세종시로 이전하는 2단계 사업이 완료되면 더 잦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진성 기자/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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