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1번지
난타당한 이석기... 야 ”등에 비수꼽는 적", 여 “기본이 안돼"
뉴스종합| 2013-09-04 10:02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에 합의한 새누리당과 민주당 지도부가 ‘이석기 도려내기’에 경쟁적으로 목소리를 높혔다. 통진당 사태로 지지율에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새누리당과, 통진당과 거리두기가 절실한 민주당의 속내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4일 오전 회의에서 이 의원을 ‘등에 비수를 꼽는’ 적으로 묘사했다. 김 대표는 “전쟁이 일어났을 때 적을 위해 대한민국과 싸우겠다는 자들은 우리와 우리 자식들에게 등 뒤에서 비수를 꼽겠다는 것”이라며 “용서할 수 없다. 이석기 체포동의안은 오늘 원칙대로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 “의원총회를 열고, 오후에 본회의 개최할 것을 새누리당에게 정식으로 요구한다”며 “법에 따른 국회 절차는 오늘로 종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칫 민주당이 주장했던 국회 정보위와 법사위 소집 요구가 체포동의안의 전제 조건으로 비춰질 경우, 새누리당의 단독 국회 처리에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우려를 근본적으로 불식시키겠다는 의지다.

다만 당 내 강경파의 정보위와 법사위 사전 소집 요구는 계속됐다. 신경민 최고위원은 “기초적인 사법절차, 국회절차가 생략됐다”며 “이 절차들을 다 밟는다 해도 체포동의안의 신속 처리에는 (시간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또 전날에는 정보위 간사인 정청래 의원이 본관 앞에서 단식 중인 이정희 통진당 대표를 방문한 뒤 “국정원이 던져준 정보와 언론보도만 100% 믿고 체포동의안을 처리하자는 것은 3권분립에도 맞지 않는다. 민주주의 기본은 지키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한 관계자는 “법사위 개최 요구는 당 내에서 이미 거둬드렸고 정보위 소집 요구는 유효한 상황”이라며 의총 격론을 예고하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를 체포동의안 처리 시한으로 못 박으며, 선명성 경쟁에서 한발 더 나갔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오전 최고중진회의에서 “당은 대한민국의 기본질서를 다시 한 번 굳건히 다진다는 결연한 의지로 체포동의안에 임할 것”이라며 “이는 대한민국 정당의 가장 기본적인 헌법상 의무”라고 결의를 다졌다.

정보위 소집을 놓고 당 내 이견을 보이고 있는 민주당을 향한 압박도 거셌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오늘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며 “국회가 사법부의 결정이 맞는지 왈가왈부 하는 것 자체가 3권 분립에 위반되는 일”이라고 민주당의 정보위 소집 요구를 일축했다. 최 원내대표는 “중차대한 비상시국에 민주당은 불필요한 논란을 자처 말고 현명한 판단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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