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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브릭스’ 신흥국을 친구로…박근혜式 세일즈외교 박차
뉴스종합| 2013-09-05 11:53
상반기 G2 순방 균형점 만들고
베트남과 20년 미래비전 설정
동남아 정치·경제거점 확보상반기 


[상트페테르부르크=한석희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 중국, 러시아 다음 기착지로 베트남을 선택한 데엔 이중의 포석이 깔려 있다. 상반기 미국과 중국 순방을 통해 G2 양대축의 균형점을 만들었다면, 베트남을 통해 동남아 지역의 정치적ㆍ경제적 거점을 만든다는 것이다. 특히 베트남은 박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가 본격 가동되는 시작점이라는 데에 방점이 찍히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번 베트남 순방 기간에 쯔엉 떤 상 베트남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공동성명’을 채택할 예정이다. 1992년 수교 이래 이룩한 양국 관계의 비약적인 발전을 기반으로 양국이 향후 20년을 내다보는 공동의 비전을 설정하는 것이다.

특히 이번 공동성명에는 ▷한ㆍ베트남 관계 평가 및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 내실화 ▷한반도 및 지역 정세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 등 제반 분야 협력 방안 ▷지역 및 국제무대에서의 협력 방안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이와 관련해 “베트남 핵심지도부와 다층적인 신뢰ㆍ친분관계를 형성하고,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의 내실화를 위한 ‘공동성명’을 채택함으로써 한 차원 높은 한ㆍ베 관계 설정을 위한 미래지향적 로드맵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ㆍ베 양국이 미래의 성장동반자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여기엔 동남아 지역의 든든한 우방국을 만들기 위한 전략도 깔려 있다. 국제사회에서 정치적ㆍ외교적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동남아 지역에서 한국을 강력하게 지지할 우방을 만들어 놓는다는 것이다.

주 수석은 이에 대해 “세계 경제 성장을 견인하며 포스트 브릭스(Post-BRICs) 신흥경제권으로 주목받는 아세안에 대해 우리가 부여하는 중요성을 반증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은 박 대통령이 하반기 세일즈 외교를 본격 가동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담고 있다. 원전 등 대규모 인프라 사업 수주를 비롯해 폭넓은 양해각서(MOU) 체결이 기대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특히 우리 정상으로는 2004년 이후 9년 만에 호찌민시를 방문하는 데엔 세일즈 외교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다. 호찌민시는 1800여개 우리 기업과 8만5000여명 교민사회의 거점이자, 베트남 내 최대 경제도시라는 점이 감안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베트남 방문은 상생의 세일즈 외교에 주안점을 두고 다양한 일정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한ㆍ베 경제협력 만찬간담회에는 양국 기업인뿐 아니라, 지방성의 당서기 및 인민위원장 등 인사가 다수 참석, 우리 기업들의 활동 지원 및 인허가 등 애로사항 해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베트남 순방에 동행할 경제사절단이 100명 이상에 달하는 것도 연장선상이다. 미국과 중국 순방과 달리 대부분 중소기업인 위주로 꾸려졌다는 점은 견실한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기업으로는 현지 사업장을 두고 있는 삼성과 LG, SK, 롯데 등이 참석하며 주로 전문경영인들이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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