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에 살어리랏다
“성공 아닌 행복한 귀농ㆍ귀촌이 정답…시행착오 줄여주는데 보람느껴요”
부동산| 2013-09-10 09:43
-세번째 귀농ㆍ귀촌 입문서 펴낸 ‘전원 전도사’ 박인호 씨


[헤럴드경제=남민 기자] ‘귀농·귀촌-전원생활’ 관련 집필, 강의, 칼럼 및 기고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전원 전도사’ ‘귀농·귀촌 전도사’로 불리는 박인호(50ㆍ강원도 홍천) 씨가 지난 2010년 귀농 이후 세 번째 ‘귀농·귀촌-전원생활’ 지침서를 펴내 화제다.

최근 출간한 책 ‘1억으로 짓는 힐링 한옥(깊은나무)’은 우리 나무와 황토 등 주변의 자연 재료를 사용해 저렴한 비용으로 지을 수 있는 친환경 대중 신한옥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이 서민 신한옥은 기존의 단순한 통나무흙집이 아니라 재료의 표준화·모듈화 등 과학을 접목해 건축비는 3.3㎡(1평)당 300만~400만 원대로 낮추는 한편 거주자의 건강 증진 및 이용 편의는 극대화한 에코 힐링 하우스다.

박씨는 앞서 귀농 이듬해인 2011년에 ‘귀농·귀촌-전원생활’ 지침서 1탄인 ‘전원생활도 재테크다’를 펴냈고, 이어 2012년에는 ‘인생2막 귀농귀촌, 난 이곳으로 간다’를 내놨다.

기자 출신인 박씨가 이렇듯 매년 한 권씩 책을 내는 것은 뚜렷한 목적이 있어서다. “지난 2010년부터 귀농·귀촌 붐이 일었죠. 지금도 전원에서의 행복한 인생 2막을 영위하기 위해 베이비부머 1세대(1955~63년생 758만 명) 등 전원으로 향하는 귀농인, 귀촌인은 계속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계획적이고 준비가 덜된 섣부른 전원행은 자칫 불행한 인생 후반기를 초래할 수 있지요. 제가 일련의 귀농·귀촌 관련 집필과 칼럼, 강의 등의 활동을 펼치는 것은 그들의 시행착오를 조금이나마 줄여 주기 위함입니다.”


이를 위해 박씨는 관련 책 출간 및 칼럼·기고 뿐 아니라 왕성한 강의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올해만 해도 서울시농업기술센터, 경기도농업기술원, 강원도청, 구로구청, 노사발전재단, 농협대학, 건국대학교 등에서 ‘귀농·귀촌-전원생활’ 관련 강의를 했거나 진행 중이다.

귀농·귀촌-전원생활과 관련한 그의 이런 왕성한 활동은 인터넷 카페 <박인호의 전원별곡-청산에 살어리랏다(cafe.naver.com/rmnews)>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현재 회원 약 4700명이 넘는 ‘강소카페’로, 즐겨찾기 멤버만 1900명이 넘는다.

귀농·귀촌 전문가인 박씨는 전원에서의 행복한 인생 2막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철저한 계획과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직도 즉흥적으로 또는 막연하게 귀농·귀촌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귀농이나 귀촌은 낭만이 아니라 현실입니다. 근래 들어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넘쳐 납니다. 발품을 팔아 현장을 다녀보고, 귀농·귀촌 관련 교육을 가급적 많이 받는 게 시행착오를 줄여 행복한 전원생활에 이를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귀농·귀촌의 첫 단추는 땅 구하기이다. 직접 매입을 하든, 임차를 하든지 간에 입지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 이에 대해 박씨는 ‘개별 땅보다는 지역의 가치를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원생활을 하고자 입지를 선택할 때 보다 넓게 보는 안목이 필요해요. 개별 땅 보다는 그 땅의 가치를 높이는 ‘지역’에 포커스를 맞춰야 합니다. 그래야 전원생활을 누리면서 나중에 땅값 상승이라는 ‘덤’도 얻을 수 있지요.”

지역 가치가 높은 땅이란 뛰어난 자연환경에 더해 고속도로IC나 복선 전철역 등 개발 호재를 갖춘 곳,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 등 비전이 있는 곳, 그리고 문화·역사·전통·교육 등의 복합 테마를 겸비하고 있는 곳 등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울러 그는 전원 터를 구하고자 할 때는 폭우로 길이 잠기고 토사가 유실되는 장마철이나, 날씨가 춥고 폭설과 빙판 때문에 오가기 힘든 한겨울에 땅을 보러 다녀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래야 전원생활의 불편한 진실들을 직접 보고 체험함으로써 낭만이 아닌 현실적인 준비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전원생활에 있어서는 ‘연착륙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는 귀농 후 농사에 실패한 경우 외에도 귀촌 즉, 시골생활 자체에 적응하지 못해 도시로 돌아가는 사례도 많기 때문이다.
“먼저 시골생활에 뿌리를 내리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서 귀촌한 뒤 안착이 되면 그때 귀농으로 전환하는 게 맞습니다. 낭만적인 전원생활만 생각하는 귀촌이나, 맨땅에 헤딩하는 식의 귀농이나 둘 다 무모합니다. 전원생활은 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서서히 적응하면서 내 것으로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수년간 사회적 현상이 된 귀농·귀촌에 대해 박씨는 도시를 내려놓고 전원으로 들어가는 대안적 삶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권유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억대 부농이니 낭만적 전원생활이니 하는데 대해서는 우려를 감추지 않는다.

“도시를 내려놓는다는 것은 돈과 명예, 권력 등 도시의 가치를 내려놓고 건강, 힐링, 느림, 여유로움 등 전원의 가치를 추구하기 위함이죠. 따라서 성공한 귀농·귀촌을 목표로 하면 되레 실패할 공산이 큽니다. 따라서 성공 보다는 행복한 귀농·귀촌을 목적으로 해야 합니다. 행복은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니까요.”

‘귀농·귀촌-전원생활’이 사회적 트렌드로 자리 잡은 가운데 전원 전도사로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박씨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suntopia@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