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주식 등 고위험 자산 웃고…안전자산 金투자자는 울고
뉴스종합| 2013-09-24 11:42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회의에서 시장 예상을 깨고 양적완화 규모를 유지하기로 하자 시장 투자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고위험 자산에 베팅한 투자자들은 이익을 본 반면 안전자산인 금에 투자한 이들은 손실을 내는 등 명암이 엇갈렸다.

▶고위험 자산 투자 수익↑=채권ㆍ주식ㆍ파생상품 등 고위험 자산에 투자한 이들은 대거 이익을 봤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 전했다.

특히 거시 경제의 흐름을 예측해 투자하는 ‘글로벌 매크로 헤지펀드’들이 돋보였다.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의 Fed 의장 후보 사퇴, 경제지표 부진 등 잇따라 악재가 터지자 Fed가 테이퍼링(양적완화 단계 축소)을 시작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 미국과 신흥국 국채 투자규모를 유지하는 과감한 베팅에 나선 것이다.

그 결과 핌코를 비롯한 미국 채권을 대량 보유한 펀드사들이 대규모 수익을 냈다. 더블라인 캐피탈의 뮤추얼펀드 수익률은 최근 한 달 동안 2% 올랐으며, 맨그룹의 주력 펀드 AHL과 윈턴캐피탈도 2∼5%대의 수익을 냈다.

또 신흥국에 투자한 헤지펀드들도 우수한 실적을 기록했다. 테이퍼링 우려 감소로 FTSE이머징마켓지수가 3달만에 1000선을 넘는 등 신흥시장의 충격이 예상보다 덜한 데 따른 것이다.

중남미 주식시장에 집중 투자하는 울트라라틴아메리카 프로펀드는 지난주 5.6%의 수익을 거뒀다. 캑스턴어소시에이츠, 튜더인베스트먼트, 무어캐피탈 등도 Fed의 움직임을 예측해 이득을 본 대표적 헤지펀드사로 꼽혔다.

▶금↓ㆍ에너지↑=반면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혀온 금은 지난 FOMC 회의 이후 가격이 떨어져 23일엔 온스당 1327달러를 기록하면서 부정적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23일 헤지펀드 매니저 데니스 가트먼의 말을 인용, 금값 후퇴는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금 애호가로 유명한 가트먼은 “안전자산의 가격은 하루만에 2%씩 떨어지지 않는다”며 “더이상 금을 안전자산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가트먼은 “금은 상품이 아니라 현금”이라며 특히 엔화와 금의 가치가 반대로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가 엔화 가치를 일부러 떨어뜨리는 상황에서 섣불리 금 투자에 뛰어들었다가, 향후 환율 변동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닥터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도 “금을 비롯한 원자재의 슈퍼사이클이 막을 내리고 있다”며 금 비관론에 힘을 보탰다.

한편 가트먼은 “선물시장에서 에너지 품목이 현재가보다 낮게 거래되고 있어 향후 에너지 가격이 오르는 ‘백워데이션(현물가격이 선물가격을 웃도는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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