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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있는 명소] 생거진천 한반도지형--삼국통일 김유신ㆍ세계통일 반기문…“남북통일 주인공 나온다”
라이프| 2013-09-26 07:47
- 청룡이 품은 또하나의 한반도…영험한 氣 서린 곳 -
- 반경 10km권역 세상이 놀랄 걸출의 인물들 탄생 - 


[헤럴드경제=진천] 7세기 김유신 장군은 백제와 고구려를 잇따라 무너뜨리고 삼국통일 대업을 이룩한다. 신라의 변방이자 삼국의 국경선이 가까웠던 진천에서 태어나 어린시절 무술을 닦으며 자랐다.

그리고 1300여년이 지난 21세기, 반기문 UN사무총장은 ‘세계의 대통령’이 되어 세계의 평화와 통일을 이끌어 나간다. 역시 이웃마을 음성군 원남면에서 태어나 어린시절 청운의 꿈을 키우며 자란 곳이다.

이 두 마을 반경 10km 안팎, 그 중간지점 진천군 초평면 두타산과 그 아래의 물길이 예사롭지 않다. 해발 598m의 명산 두타산은 발 아래 초평천 물길을 만들었다.

그리고 1958년 한국과 미국이 힘을 합쳐 최초로 이 땅에 수문을 만드니 거대한 저수지 ‘초평호’로 변했다. 그 후 1985년 저수지를 대대적으로 증설했다.

그런데 시대적 사명이라도 암시하는걸까. 저수지가 생기고 60여년이 지난 지금, 그 안에 완벽한 한반도지형이 발견됐다. 

생거진천 초평호에 한반도지형이 또렷하게 드러났다.

지난 60여년간 알려지지 않았다. 한반도만 생긴게 아니다. 제주도는 물론 다이아몬드 모양의 홋카이도에서 시작한 일본 열도와 만주벌판, 중국대륙까지 한반도 주변 땅이 한 눈에 펼쳐진다. 물만 가두었을 뿐인데 이 오묘한 지형이 등장했다. 마치 수중타임캡슐에서 막 꺼낸 듯한 유물이랄까.

마을주민들도 흥분하기 시작했다. 이 저수지가 있는 마을 초평면 화산리 주민인 변상주 선생과 진천군청 손천수 팀장이 2년 전 처음으로 발견해 군청과 주변에 알리다가 이렇다 할 성과가 없던 차에 마침내 인터넷에서 필자의 유사한 글을 읽고 제보하기에 이르렀다. 변 선생님은 최대한 빨리 내려와 달라고 요청했다. 변 선생님은 현재 붕어마을 번영회장 직을 맡고 있다. 

두타산 전망대에 올라 변상주 선생님이 한반도지형을 가리키고 있다.

필자는 8월 여름휴가 중, 별도로 날짜를 빼 달려갔다. 변 선생님은 꼭 함께 만나볼 사람이 있다고 했는데 답사하던 중 두타산 능선에서 바로 그 분을 우연히 마주쳤다. 팔순의 배한성 어르신이다. 어르신은 필자에게 10여년 전부터 자신도 모르게 ‘가족의 문제’가 아닌 ‘세계평화’ 문제에 빠져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큰 게 이루어지면 작은 일들은 다 따라오게 되어있다며 시골 늙은이가 이런 말 하는걸 이상하게만 생각하지 말라며 웃으신다.

어르신은 이 산꼭대기에 ‘세계평화’를 염원하며 돌탑을 28개나 쌓았다며 필자에게 보여주었다. 28개를 쌓은 이유는 동양에서 말하는 하늘의 별자리 28숙(宿)을 의미한다. 의미심장하게 들린 돌탑이다. 그 높은 산을 하루도 그르지 않고 매일 올라 쌓았다.

그리고는 배낭에서 작은 공책을 꺼내 2013년 8월 19일이라고 적힌 페이지를 펼쳐 보이며 거기에 적은 한자와 한글을 마치 주문이라도 외듯 읽어 나갔다. 필자가 내려간 날이 21일이었으니 이틀 전에 새로 적은 글이었다. 수시로 적어서 염원한다고 했다. 모든 내용이 ‘세계평화’를 위한 글이다. 불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 3대 종교에 유교까지 융합해 모든 종교와 유학을 통합하는 ‘법왕(法王)’을 내세워 세계평화를 염원하고 있었으며 그 중심이 대한민국이라고 했다. 

마을 원로 배한성 어르신이 빼곡하게 적은 공책을 보여주며 남북통일과 세계평화를 염원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그 중심인 이유는 역사에서 보듯이 중국이 침략했고, 일본이 침략했으며 아관파천의 러시아, 미국 프랑스 등 서구열강들이 눈독을 들였던 나라였고 지금도 6자회담의 당사국이라는 점을 들었다. 어르신은 오늘 현재 일어나고 있는 국제정세도 훤히 꿰고 계셨다. 그리고 ‘세계판 EU’가 한국에 들어선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이곳 진천에 그 본부가 들어올 기운이 서려있다는 것이다.

그러하기 때문에 우리가 흐트러지지 않고 한반도의 주인 노릇만 잘 하면 한반도가 세계평화의 성지가 될 것이라는 논리를 펴신다. 어르신은 그저 이 시골마을의 한 주민일 뿐인데, 어디간들 이런 분을 만나볼 수 있을까. 이 마을이 자꾸 궁금해진다.

어르신은 산 아래 호수의 한반도지형을 가리키며 삼국통일을 이 마을의 기를 받은 김유신 장군이, 세계통일 역시 이 곳의 기를 받은 반기문 총장이 했듯이 저 한반도지형은 우리에게 ‘남북통일을 이루라’는 암시라고 했다. 그리고 그 통일을 이룰 ‘진인(眞人)’이 있다며 필자에게 그 이름까지 밝혔다.

한반도지형과 제주도가 뚜렷하고 위쪽에는 만주, 서쪽으로는 중국, 아래쪽은 일본으로, 동아시아대륙을 빼닮았다. 한반도도 남북방향이 그대로다.

물론 믿거나 말거나 일 수도 있고 소망일 수도 있지만 시골 산꼭대기 여행에서 만난 마을 원로의 이 이야기를 들으니 재밌기는 하다. 마치 도인처럼 느껴졌는데 헤어진 후에 필자는 꼭 산신령을 만난 것 같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기분은 처음이다.

그 옛날 산신령 이야기가 이렇게 탄생됐다면 그런 이야기들이 전혀 근거없이 만들어진게 아니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필자가 몇 백년 전에 살아서 바로 오늘 마을원로의 이 이야기를 후손에게 들려줬다면 몇 백년 후손들은 ‘말도 안되는 지어낸 이야기’라고 치부할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시골여행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각인각색 중 한 명을 만났을 뿐이지만 색다른 느낌을 준 만남이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여행에서 이런 범상치 않은 일들을 마주치는 것도 여행의 한 부분이고 색다른 매력이 되곤 한다.

‘한반도지형’은 우리나라 여러 곳에서 이미 관광상품화 하고 있다. 강원도 영월, 충북 괴산, 전남 해남 등 필자가 어렴풋이 아는 곳만도 10곳에 이른다. 하지만 진천 초평저수지의 한반도지형은 완벽에 가까운 지형에 주변국까지 동서남북 정확하게 배치돼 있다는게 완전히 다른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여기에 더욱 중요한 것이 또 있다. 이 한반도지형을 휘감아 도는 물길이 영락없는 청룡의 모습이다. 대한민국 어디에도 없는 청룡 물길이다. 이 청룡이 한반도를 품에 안고 승천하는 모습이다. 절묘한 장관이다. 그런데 이 청룡의 모습을 제대로 만끽하려면 이 전망대에서도 부족하다. 그게 문제다.

더 높이서 바라본 한반도지형. 오른쪽 사진은 한반도지형을 감싸고 도는 호수의 모습으로 청룡의 머리를 붙이니 완벽한 청룡이 돼 버렸다.

필자는 두타산 임시 전망대에 올라 이 경치들을 한 눈에 담아봤다. 정말 훌륭했다. 멋진 자원임에는 틀림없다. 다만 이를 만끽할 수단과 방법이 부족했다. 전망대에선 아쉬운 대로 즐길 수는 있지만 저 청룡이 부리는 ‘재주’를 절반도 못본다. 그게 문제다.

진천군이 당장 관심을 가져준다면 의외로 좋은 결실을 맺을 수도 있다. 지금은 두타산 이 임시 전망대에 오르는 것도 차로 어설픈 길을 올라 좁은 임도에 적당히 세우고 또다시 25분 정도 오솔길로 걸어서 올라야 한다. 연일 냉방수요가 절정에 달할 만큼 무더웠던 8월, 필자는 변 선생님과 땀을 비오듯 쏟아내며 올랐다. 이건 여행도 관광도 아닌 고행길이었다. 나중에 어느 지인은 “참, 돈 들여 제대로 사서 고생하는군” 하고 안타까워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오를 수 있었던 힘은, “그래, 이것도 작은 ‘신대륙’ 발견이다” 하는 스스로의 위안과 의미를 부여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 청룡은 호수의 수량에 따라 동서 방향으로 쌍용의 모습을 보일 때도 있다. 정말 대단하다. 공교롭게도 청룡의 머리부분 지점에서는 예로부터 용신제(龍神祭)를 지내왔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마치 각본을 짜놓은 듯한 이 우연의 일치. 이를 어떻게 설명할 도리가 없다. 그냥 순응해서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수 밖에. 이 용의 머리부분 중 코에 해당하는 용코에는 아무리 추운 겨울에도 얼음이 얼지않는다고 한다. 이 산이 승룡산(昇龍山: 용이 승천하는 산)이라고 한다. 그 산 아래 물에서 용이 치솟아 오르는 형상이니 누가 억지로 만들려 해도 못 만들겠다. 신비 그 자체다. 

저 산 왼쪽 부분이 용의 머리에 해당하는데 용신제를 지내는 곳이다. 오른쪽 그림의 용머리 부분이 그 곳이다.

저 용틀임하는 청룡, 이제는 더 외면할 수가 없다. 외국인 눈에도 비상한 관심거리가 될 것이다.

변 회장님은 이 한반도지형과 청룡의 완벽한 조화가 우리 대한민국의 ‘길조’를 나타내는거라며 필자에게 흥분된 목소리로 설명했다. 진천군청에 수없이 관광상품화하자고 설득했지만 필요성엔 공감하면서도 예산문제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장기적으로는 유람선을 띄우는 계획은 하고 있다고 했다.

전망대에 올라 답사를 한 후 변 선생님과 작은 토론을 했다. 필자는 유람선은 큰 의미가 없고 정말 이 한반도지형과 청룡의 모습을 제대로 보려면 열기구 같은 장비를 이용한 관광상품 개발을 주문했다. 열기구 타는 것만 해도 멋진 레저활동이다. 여기에 청룡이 한반도를 품고 승천하는 모습을 두 눈으로 보여주면 정말 황홀할 것만 같다고 제안했다. 변 선생님도 무릎을 탁 쳤다. 지금까지 관광지화해서 알리는 일만 해도 혼자서 뛰느라 바빴던 변 선생님이 공중관람까지는 생각할 여유가 없었던 모양이었다.

물론 어려움도 있겠지만, 적어도 진천의 한반도는 공중에서 천천히 돌며 봐야할 자원이다. 열기구로 40~50분, 1시간씩 한 바퀴 도는 여행이라면 대한민국에서도 희귀한 추억을 제공하는 명소가 될 것이다. 이 보다 더 멋진 유람이 어디있을까.

유람선으로는 아무것도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유람선 관광은 전국 어디에나 있다. 물을 가두고 생긴 이 지형과 청룡은 그렇게 쉽게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러니 60년간 아무도 모르고 지내온게 아닐까. 조만간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한반도와 청룡이 되길 기대해 본다.

두타산 전망대 옆에는 3형제 바위가 있는데 배한성 어르신은 이를 법왕봉이라고 새 이름을 붙였다. 바위 한쪽 절벽은 영락없는 사람얼굴 모습이다. 이걸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자연이 빚은 한국판 큰바위 얼굴’이라고 내뱉었다. 이래저래 신비한 동네다.

한반도지형을 볼 수 있는 두타산 능선의 전망대 옆에 있는 3형제 바위. 배한성 어르신은 ‘법왕봉’이라 불렀고, 필자는 처음 본 순간 ‘자연이 빚은 한국판 큰바위 얼굴’이라 불렀다.

낚시터로 유명한 초평저수지는 이렇듯 하늘이 내린 축복이다. 이것도 ‘생거진천(生居鎭川)’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인 셈이다.

이 저수지 한쪽에는 전국에서도 유명한 청소년수련원이 있는데 그 옆에 하늘다리라는 아름다운 다리가 호수와 어울려 멋지게 서 있다. 이 다리를 건너 산비탈 데크길(초롱길)을 따라 가면 진천의 또다른 명소 농다리(농교)가 나온다. 호수의 야트막한 산고개를 넘으면 세금천이 흐르는데 1000년 전에 놓은 동양 최고의 돌다리가 당시 첨단과학으로 설계돼 만들어졌다고 한다. 고려 개국 당시 임 장군이 건설했다고 전해진다. 90여m에 이르는 길이에 28개의 돌로 쌓은 교각에는 수많은 전설을 품고 있다. 다리를 건너며 소원을 빌면 성취할 수도 있다고 전한다. 초평호와 꼭 함께 둘러볼 명소이다.

초평호, 배스를 잡은 주민, 초평호변의 데크 초롱길, 하늘다리.(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그런데 이 산마루를 넘는 고갯길에 또 전설이 있다. 옛날 이 초평에 아주 부자마을이 있었는데 스님이 시주하러 가자 부잣집 아낙이 비아냥거리며 쇠똥을 던져주었다고 한다. 아무리 스님이지만 화가 잔뜩 날 수 밖에. 애처 태연한 척, “이 산에 고갯길을 내면 이 마을에 정승이 나올겁니다”하고 떠났다. 스님의 말에 영문도 모르는 동네사람들이 모여 산허리를 깎고 길을 냈다. 그러자 마을은 완전히 망했고 동네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고 한다. 이 고갯마루가 지형상 용의 허리에 해당하는데 그곳을 뚫었으니 망할 수 밖에. 그래서 이곳을 피서래라고 한다. ‘용의 피가 서린 곳’이란 뜻이다. 필자와 우연히 만난 진천군 문화관광해설사 홍병상 선생님은 이러한 사람 마음 씀씀이 하나도 우리에겐 교훈이 된다며 설명해 주셨다.

초평호는 붕어낚시터로 유명해 향토음식으로 자리잡은 붕어찜이 정평나 있다. 붕어에는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고혈압이나 동맥경화 등 혈압 관련 질환을 개선해 주는 것으로 알려져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다.

필자는 이날 30년 이상 전통을 가진 ‘사슴집(010-5459-6260)’에서 별미를 만끽했다. 어른 손 한뼘 보다 큰 붕어에 칼 자국을 내고 갖은 양념을 버무려 시래기와 함께 찜을 한 요리였는데 담백한 붕어의 참맛을 느낄 수 있었다. 저수지 붕어는 흙냄새가 나므로 별도로 맑은물에 양식한 붕어로 요리를 한다.
영양 듬뿍 붕어찜. 혈압 질환자에 특히 좋다고 한다.

글ㆍ사진=남민 기자/suntopi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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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의 3대 특산품 : 진천이 전국 최고의 품질로 평가받는 3가지 특산품이 있다.

1. 생거진천 쌀 : 진천 특유의 기름진 땅에서 재배한 쌀은 품평대회에서 대통령상은 물론 각종 평가에서 전국 최우수권에 손꼽혀 왔다.
2. 생거진천 관상어 : 국내 최대규모 생산단지를 갖추고 있으며 세계로 수출도 한다.
3. 생거진천 장미 : 꽃의 색채와 향이 전국 제일이라는 평가다. 일본 등지로 수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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