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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사태’ 4일째, 잦아든 펀드런…투자자 불안은 상존
뉴스종합| 2013-09-26 11:12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금감원에서 문제 없다고 하니 이제 좀 괜찮지 않을까요?”

26일 동양증권 서울 여의도 지점을 찾은 한 50대 여성의 말이다. 증권가를 패닉으로 몰았던 ‘동양 사태’가 발발 4일째를 맞아 동양증권 고객들의 펀드런(자금인출) 현상이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여의도 영업점을 방문하고 있는 고객은 15명 남짓이다. 이는 평소 평일 수준이라는 것이 해당 지점의 설명이다. 번호표를 뽑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도 보이지 않았다. 8개의 자산관리 상담창구에도 고객 몇명만이 상담을 받는 등 비교적 한산한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쏟아지는 고객들의 불만을 받아내던 지점 직원들의 표정도 다소 여유를 찾은 모습이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예탁금에 문제가 없다고 수차례 강조했고 저희도 안내문을 계속 나눠드렸다”면서 “이런 내용을 접하시고 어제 오후부터 고객의 동요가 많이 줄어든 것 같다”고 전했다. 

‘동양 사태’ 나흘째를 맞아 펀드런이 잠잠해지면서 26일 오전 동양증권 서울 명동 본점 객장이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룹의 유동성 위기로 자금을 빼내려는 고객이 몰렸던 동양증권은 금융감독원 등이 고객 자산의 안전성을 강조한 이후 고객 자금 이탈이 잦아들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지난 며칠 동안에는 계좌에서 예금을 인출하려는 고객들이 창구로 몰리면서 지점에 비치된 의자는 항상 만석이었고 번호표를 뽑으면 1~2시간을 기다리기까지 했다.

고객들의 우려도 차츰 줄어드는 분위기다. 지난 25일 하루 동안 동양증권 CMA와 예탁금 등의 인출 규모는 1조원 가량으로 집계됐다. 전날 대비(2조원) 절반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인출 금액이 차츰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몇몇 고객은 여전히 근심어린 표정으로 지점 VIP실을 다녀가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들 대부분은 동양그룹의 기업어음(CP)과 회사채에 투자했다가 원금 손실 우려가 높아진 개인 투자자들이다.

올해 초 동양시멘트 CP 상품에 2000만원을 투자했다는 이모씨(60)는 “동양시멘트는 다른 계열사보다 안전하다는 말에 투자했는데 지금 1만원짜리가 6000원까지 떨어졌다”면서 “저희 같은 일반인은 전문 지식이나 정보도 없는 상황이라 더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한 70대 할아버지는 “사실 위로 받고 싶어 증권사를 찾았다”면서 “며칠 동안 잠도 잘 못자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기자에게 “동양이 앞으로 어떻게 되는지 좀 알려달라”고 되묻기도 했다.

현재 동양그룹 계열사의 CP와 회사채 규모는 총 1조4564억원에 달하며 여기에 투자한 개인은 4만6900여명에 육박한다. ‘동양 사태’가 법정관리 등 최악의 국면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여전해 개인 투자자들의 불안감 자체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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