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위크엔드]경제관료들의 서재엔?…경제활성화 책임진 현오석 부총리 ‘창업국가’, 윤진숙 장관은 ‘대항해시대’
뉴스종합| 2013-09-27 07:49
# “이스라엘 사람들의 문화는 엄격하게 통제하는 문화가 아니기 때문에 0살부터 당연함에 도전하고, 물어보고, 논의하고, 혁신하라고 교육을 받는다. 다섯 명의 이스라엘 사람을 다루는 것이 오십 명의 미국인을 다루는 것보다 어렵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항상 도전해 오기 때문이다.”(책 ‘창업국가’ 중에서)

한국경제를 책임진 경제관료들의 서재에는 각자의 경제 현안에 대한 고민은 물론 삶에 대한 성찰이 녹아들어 있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책으로 댄 세노르와 사울 싱어가 공저한 ‘창업국가(Start-up nation): 21세기 이스라엘 경제성장의 비밀’을 꼽았다. 현 부총리가 그간 경제성장을 위해 창업을 강조했던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 책은 세계적인 벤처, 창업국가로 발전한 이스라엘의 저력에 대해 말해주고 있다.

로버트 루빈 전 미국 재무장관이 쓴 ‘글로벌 경제위기와 미국(In an Uncertain World)’도 현 부총리의 독서목록에 올라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와 미국 상황에 대한 논의는 물론, 정부가 경제 측면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와 인생의 기본을 이루는 사고방식에 대한 통찰도 담겨 있다.

새 정부의 화두였던 창조경제에 대한 책들은 여전히 관료들의 책꽂이 앞줄에 자리 잡고 있었다. 

평소 다독으로 유명한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은 최근 창조경제 관련 서적을 섭렵했다. 세계적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얀 쳅체이스와 사이먼 슈타인하트가 공저한 ‘관찰의 힘’이나,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무한 네트워크 시대의 권력 재편을 다룬 ‘새로운 디지털 시대’ 같은 책들이다. 사회변화나 미래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다.


윤상직 산업통상부 장관은 추석 연휴 동안 중국 역사서 ‘천추흥망’을 읽었다. 최근 지인으로부터 8권짜리 세트를 선물받아 3권을 독파했다. 윤 장관은 “최근 한ㆍ중 자유무역협정(FTA)을 비롯해 중국 관련 이슈가 가장 뜨거운 상황”이라며 “중국에 대한 역사서는 많지만, ‘천추흥망’은 최근의 중국인 시각에서 자신들의 역사를 바라본 역사서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제야 1단계 협상을 마무리한 한ㆍ중 FTA의 2단계 협상에 앞서 그들의 역사 인식을 미리 파악하고 임하자는 의미가 있다. 천추흥망은 새 정부의 경제 기조인 ‘창조경제’ 관련 역사서들 가운데 가장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조정래 작가의 ‘정글만리’를 독파했다. 방 장관은 “거대 대륙 중국에서 벌어지는 한ㆍ중ㆍ일 3국의 비즈니스 전쟁 속에서 우리나라의 현재를 살펴보며 자긍심을 갖게 하고, 중국의 변화와 성장을 읽으면서 미래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열정과 도전정신을 일깨워 주는 책”이라고 평가했다.

추천하고 싶은 책으로 방 장관은 ‘모든 비즈니스는 브랜딩이다’(저자 홍성태)를 꼽았다.

방 장관은 “브랜딩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우며 기업 경영뿐 아니라 우리 일상생활, 정부 정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른 사람과 공감하고 함께하는 전략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라고 말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1920년대 말 세계 대공황을 다룬 ‘금융의 제왕’을 추천했다. 책은 600쪽이 넘을 정도로 두껍다. 책은 대공황 당시 금융계 최고의 권력을 갖고 있던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4대 중앙은행 총재들이 어떻게 금융제도를 선택하고, 어떻게 대응을 했는지 등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신 위원장은 “금융정책에서 나비효과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4개국 중앙은행 총재들의 판단이 전세계에 미치는 파급력에 대해 상세히 묘사했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역사의 흐름 속에서 금융의 결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앞으로 우리가 나가야할 길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최근 벤처 1세대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가 쓴 ‘창조경제’를 읽었다. 영국, 일본, 호주, 중국 등 정부를 중심으로 창조경제 정책을 펼치고 있는 나라들의 사례와 더불어 우리의 현실에서 창조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을 제시한다.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의 경우 해양강국으로 도약할 단초를 책에서 찾았다. 한반도 주변 바다를 주름잡았던 신라의 명장 장보고의 일대기를 담은 ‘해상왕 장보고’, 해양을 중심으로 세계사를 체계적으로 담은 주경철 서울대 서양학과 교수의‘대항해시대’ 등이 윤 장관이 최근 읽은 책이다. 특히 ‘대항해시대’는 각기 고립돼 발전해온 지역들이 해로를 통해 상호 소통하면서 전 지구적인 네트워크가 구축됐다는 점에 주목해 근대 세계사를 해양 세계의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재해석했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중국 고대 영웅들의 이야기를 담은 자전의 ‘삶의 기술’을 추천했다. 현대사회에서 위기를 피해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 사람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를 중국 고전을 통해 소개한 책이다.

경제부/hug@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