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일반
밀양 16번 간 한전사장, 뭘 망설이나
뉴스종합| 2013-09-27 11:27
벌써 16번째다.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이 송전탑 건설 갈등을 겪고 있는 경남 밀양을 방문한 횟수다. 지난 3월 4일부터 이달 26일까지 약 7개월 동안이다. 한 달에 두 번, 격주로 방문한 꼴이다. 전임 김중겸 사장이 재임 기간 1년4개월 동안 단 2회 방문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16번의 방문 중 밀양 주민들과 직접 대화 자리를 만들어 이들의 주장을 듣고 공사 재개의 필요성을 호소한 것이 11번이다. 나머지는 국무총리 밀양 방문 수행이나 유관기관장 면담 등이었다. 이제는 송전탑 반대 주민 중에 산골마을에 툭하면 나타나는 조 사장의 얼굴이 익숙해져 마음이 일부 돌아섰다는 이들이 나올 정도다.

실제로 지난 4월 밀양을 방문했던 기자가 최근 다시 가보니 상당수 주민이 송전탑 건설에 동의하는 것으로 마음을 돌린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이례적으로 취해진 밀양 주민들을 위한 보상안 때문이 아니었다. 한 70대 할아버지 주민은 서울에 보내놓고 1년에 한두 번 볼까 말까 한 자식들보다 더 자주 내려와 자신들의 말을 경청한 한전 사장의 진심을 느꼈기 때문이란다.

문제는 주민이 아닌 시민단체들이다. 아직도 밀양에는 실제 주민이 아닌 반핵단체 조직원 등 외부 세력들이 상주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는 이번 투쟁을 전국으로 확산시켜 개인적인 야심을 채우겠다는 이도 일부 있다는 후문이 돈다.

이제 송전탑 공사 재개날짜가 초미의 관심이다. 일부에서는 공사 재개를 서두르면 과격 시민단체가 다음달 13~17일에 열리는 ‘대구 세계에너지총회(WEC)’ 행사에 찾아가 난동을 부릴 수도 있다고 염려한다. 하지만 이미 3개월 전 반대 주민 측 요구대로 구성했던 전문가협의체에서도 전문위원 다수결로 공사 찬성 의견을 냈다. 주민들과의 소통을 위한 사장의 노력도 충분했다.

국제 행사를 문제없이 개최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국민 에너지 안보’다. 공사 지체로 전력 차질이 빚어진다면 국가경쟁력은 떨어지고,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투입되는 수천억원의 부하조정지원금은 모두 대기업으로 흘러간다. 뭐가 옳은 일인지는 명확하다. 뭘 망설이나? 

yjs@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