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지병·우울증 때문에…한국 노인 자살률 OECD중 1위
뉴스종합| 2013-10-02 11:12
지병이나 우울증을 앓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노인들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서울 도봉경찰서에 따르면 최근 서울 노원구의 한 주택에 살던 A(84) 씨는 숨진 채 아내 B 씨에 의해 발견됐다. 심장이 좋지 않았던 A 씨는 수차례 수술을 했으나 고통이 줄지 않자, ‘견디기 힘들다’는 유서를 남기고 아내가 집을 비운 사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 주말 부산에서도 간암 판정을 받은 C(71) 씨가 자식들에게 수술비 등의 부담을 주기 싫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C 씨는 “못난 부모를 만나서 평생 고생이 많았다. 몸이 너무 아파 못 견뎌 먼저 간다. 내가 수술을 하면 너희에게 부담이다. 모두 돈 때문이 아니겠냐”는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100세가 넘는 노인들이 해마다 증가하는 등 고령화사회에 접어들고 있지만 자살을 선택하는 노인들의 수도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00세를 맞는 노인 수는 2009년 884명에서, 2010년 904명, 2011년 927명, 2012년 1201명 등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인구 10만명당 노인자살률은 2000년 43.2명에서 2010년 80.3명으로 10년 새 거의 두 배가량 증가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노인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김병수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노인들의 자살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이들은 젊은 사람에 비해 우울증, 신체적인 고통 등을 이겨낼 힘이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위험군에 있는 노인들에게 좀 더 다가가는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목희 민주당 의원이 2일 통계청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노인 자살자 수는 2만439명에 달했다. 하루 평균 11명의 노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는 셈이다.

박병국 기자/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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