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1번지
불출마 선택한 손학규, 그가 그리는 큰 그림은
뉴스종합| 2013-10-08 10:36
경기 화성갑 보궐선거 출마를 고사한 손학규 민주당 고문이 8일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의 문을 열었다. 당권경쟁이나 재보궐 선거 출마 같은 눈 앞의 정치에서 한 발 물러서, 대선까지 큰 틀에서 정치에 접근하겠다는 구상이다.

손 고문은 이날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리는 동아시아미래연구소 창립기념 심포지엄에 참석, ‘저녁이 있는 삶의 재구성-한국사회의 새로운 위기와 대안의 모색’이란 주제로 30여분간 기조강연을 한다. 대선 이후 지난 9개월여 간 독일에서 보고 느낀 것을 바탕으로 우리사회의 미래 구상을 제시할 예정이다.

정치권에서는 보궐선거 출마 고사, 그리고 싱크탱크 개원으로 이어지는 손 고문의 귀국 후 행보와 관련, 차기 대권을 향한 기반 다지기로 해석했다. 손 고문의 한 측근 인사는 “민주당의 상임고문으로 활동하면서, 그동안 생각해온 정치 혁신을 위해 일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내년 상반기 지방선거, 그리고 직후 예정된 10여 개 지역의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와는 거리를 두겠다는 뜻이다.

이 인사는 “당권 도전은 없을 것”이라며 “재보선 역시 당이 진짜 위기상황이라면 또 다시 고민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당선 가능성 등까지 염두하고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전망은 손 고문이 귀국 직후 기자들에게 한 말과도 일치한다. 지난달 29일 손 고문은 인천공항에서 “민주정치가 저를 필요로 하면 어느 때든 제 몸을 사리지 않고 던졌다. 지금이 그 때인지 그 상황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친노 성향 주류세력의 주장을 김한길 당 대표가 이를 받아 장외투쟁을 진행중인 민주당의 현모습에 대한 인식차를 숨기지 않은 것이다.

손 고문의 출마를 놓고 이해관계에 따라 엇갈린 모습을 보여준 당 환경도 현실 정치와 거리두기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이유로 꼽힌다. 최근 화성갑 출마 여부와 관련, 출마를 강하게 압박했던 사람들 상당수는 지난 대선에서 손 고문과 반대쪽에 섯던 인물들이다. 반면 대선 이전부터 지금까지 손 고문과 함께했던 인사들 상당수는 그의 출마를 적극 만류했다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 손 고문 측에서는 ‘선(先) 민주당 혁신, 후(後) 연대’라는 그림을 강조했다. 눈 앞의 선거 승리 여부에 매몰되기보다는 차기 대선까지 당 개혁과 새 정치를 위한 작업을 계속해 나가고, 이후에 안철수 의원과 연대 등을 완성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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