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내리막길 걷는 피델리티, 빌 그로스는 피델리티와 정반대 투자
뉴스종합| 2013-10-10 14:28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부자 3대 가기 힘들다는 말대로 피델리티가 점차 내리막을 걷고 있는 가운데 세계최대 채권투자회사 핌코의 빌 그로스 최고경영자(CEO)는 피델리티와 정반대의 투자를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세계적인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의 투자수수료로 인한 매출이 전체 매출의 절반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자산운용 및 상담으로 인한 요금은 13%하락한 59억달러를 기록했으며 운영이익 역시 2012년 23억달러에서 31%로 하락했다. 동시에 운영비용은 증가했는데, 2012년 운영비용은 전년대비 6.9%늘었다.

경쟁사인 블랙록이 2007년부터 2013년까지 자산이 두 배로 늘어 3조9000억달러에 이르고, 핌코 역시 자산이 2조달러로 두 배 증가한 것에 비하면 피델리티는 지난 6년 반 동안 운영 자산이 11%밖에 늘지 않았다. 특히 주식기반 펀드 자산은 16% 줄었다.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도 지지부진했다. 블랙록은 10월 중순까지 8530억달러의 i셰어 ETF를 운용하고 있으며 뱅가드는 3100억달러 규모의 ETF를 운용중이다. 반면 피델리티는 나스닥주가지수ETF에만 투자해 운용 규모는 2억5200만달러에 불과하다.

이같은 실적 부진에도 피델리티의 애비게일 존슨(51) 사장의 자산은 94억달러를 기록, 미국 내 13번째 여성자산가로 이름을 올리고 있어 블룸버그는 이같은 현상에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25년전 후계수업을 받으며 회사를 넘겨받은 그는 하버드대 경영전문대학원(MBA) 출신으로 1997년부터 자산운용 사업을 이끌어왔으며 2005년 아버지인 에드워드(네드) 존슨을 대신해 은퇴사업부를 이끌었다. 2010년엔 기타 사업들을 이어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한편 피델리티는 미국 연방정부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우려가 가중되자 자산 중 국채를 매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낸시 프라이어 피델리티 머니마켓 그룹 대표는 투자자 보호 차원의 국채매도라고 설명했다. 이번 매도 채권들은 부채한도 상한 마감시한인 17일이 마감인 단기 채권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프라이어 대표는 만기가 10월 말이나 11월 초인 미국 국채를 더이상 보유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피델리티는 지난 2011년 미국의 디폴트 위기가 커졌을 때도 비슷하게 대처했다. 피델리티가 운용하는 단기금융투자신탁(MMF) 규모는 4300억달러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핌코의 빌 그로스는 이날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국채를 사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피델리티가 판 것을 다시 사고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이는 투자 방식의 차이일 뿐이라고 전했다.

그로스 CEO는 연방정부 디폴트에 MMF 채권 가격은 0이 되지만 변동성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호언했다.

핌코의 대표적인 펀드인 토탈리턴펀드는 지난달 국채 비중을 전달과 같은 35%로 유지했다. 이밖에 선진국 채권 비중은 2%에서 4%로 늘었으며 주택담보대출증권(MBS) 비중은 36%에서 35%로 하락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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