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경매시장 빅2의 해답은 시장확대에… 경매 시작가 200달러 크리스티에 밀리는 소더비
뉴스종합| 2013-10-14 09:40
200여년간 고가 경매시장에서 소더비와 1위 다툼을 벌인 크리스티가 인터넷과 고객층 확대를 무기로 일단 선두 자리를 차지했다. 크리스티가 인터넷에서 낮은 가격의 상품 경매를 진행하며 참여를 확대해 고객 층을 늘린 반면 소더비는 최상류층을 위주로 초점을 맞춰 상반된 고객 전략을 폈다. 그러나 지난해 승자는 크리스티. 엇갈린 희비에 소더비 주주들은 아우성이다.

14일 월스트리트저널 아시아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크리스티의 매출은 36억달러(약 3조8592억원)였으나 소더비는 이에 못미치는 31억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두 회사의 운명은 지난해 실적에서도 극명히 드러났으며 크리스티가 63억달러(약 6조753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10% 늘어난 반면 소더비는 전년도보다 7% 줄어들은 54억달러를 기록했다.

두 회사는 고가의 미술품 시장에 주력하고 있으나 접근 방법은 확연히 달랐다.

스티븐 머피 크리스티 최고경영자(CEO)는 수집가들이 얼마나 돈을 지불할 수 있는지 개의치 않고 소비층을 확대하는 전략을 폈다. 저렴한 상품 경매에도 나섰으며 80개 수집부서가 200달러의 낮은 가격의 상품을 다루고 있다. 저가 정책은 이윤 증대를 이끌었으며 중저가 상품이 고가 인상파화가들의 작품이나 근현대 수집품보다 이윤이 많이 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이는 온라인으로도 확대됐다.

소더비도 저가정책을 시도한 바 있었고 5000달러짜리 미술품 경매도 진행했지만 윌리엄 루프레히트 CEO는 “(판매가)상류층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10만달러 이상 소비할 수 있는 부유층에 집중했다.

루프레히트 CEO는 직원들에게 상위 500명의 수집가들과의 친분관계를 유지하라고 지시했고 지난해 평균 12만7000달러에 3만5000개 작품을 팔았다. 7년 전 평균 가격은 5만9000달러였다.

1999년엔 아마존과 함께 온라인 경매에도 나섰으며 2003년 이베이와도 파트너십을 맺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소더비의 서버에서 직접 판매한 것이 아니어서 소비자들의 혼선을 가져왔으며 결국 1억달러의 적자만 냈다.

매장에서도 크리스티는 소더비에 앞서고 있다. 지난달 상하이에 매장을 낸 크리스티는 전세계 십여개 매장을 가지고 있으나 소더비는 9개에 불과하다. 특히 크리스티의 상하이 경매장은 매장을 열며 26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오는 12월 뭄바이에도 경매장을 개점한다. 크리스티는 브라질 시장도 눈여겨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티의 움직임에 소더비의 최대주주인 헤지펀드회사 서드포인트의 대니얼 러브 설립자는 “온라인과 중국 시장으로 빨리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압력을 넣었고 소더비는 오는 12월 베이징에 경매장을 열 계획이다. 그러나 루프레히트 CEO는 “중국 시장에서의 우리 위치가 조금 불완전하다”고 말하며 주주들이 제시한 전략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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