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美 디폴트 위기, 혼란 상황…獨 나치정권 등장때와 흡사”
뉴스종합| 2013-10-15 11:34
백년전쟁 등 정권몰락 도화선


‘1339년 영국과 프랑스의 백년전쟁, 1789년 프랑스 대혁명, 1930년대 나치 정권의 등장…’

최근 미국이 연방정부 셧다운과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로 어수선한 가운데, 현재의 상황이 1933년 독일에서 나치 정권이 들어서기 전과 비슷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유진 화이트 러트거스대학교 교수는 “위의 사건들은 일반적으로 대재앙과 같은 경제 문제”라며 “행복한 결말은 없었다”고 말했다.

80년 전인 1933년 5월, 전세계가 대공황을 겪으며 독일은 패전 후 배상금 등 일방적인 장기채무 지불 압박을 받았고 아돌프 히틀러가 3개월 후 총통으로 등극했다. 바이마르 공화국이 부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안 히틀러는 디폴트로 인해 자신의 지지기반을 더욱 공고히할 수 있었다.

독일은 1차세계대전 직전이었던 1913년, 세계 3대 경제대국이었으나 전쟁에서 패한 이후 인플레이션과 채무에 대한 압박으로 디폴트에 처했고, 결국 나치 정권에 힘을 실어 줬다.

알브레히트 리츨 런던정경대 경제역사학 교수는 “독일이 배상금과 승전국 수출 불허로 휘청거렸고 결국 1922년 연쇄 디폴트를 맞게 됐다”며 “독일이 채무를 위해 다시 돈을 빌린 것은 폰지(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의 수익을 보장하는 다단계 금융사기)와 비슷한 형태”라고 분석했다.

1339년 백년전쟁도 정권의 몰락을 자초했다.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인 잉글랜드의 에드워드 3세는 도시국가들이 소유한 은행들로부터 돈을 빌리고 난 후 디폴트를 선언해버렸다.

1789년 일어난 프랑스 대혁명도 프랑스 왕정의 디폴트 선언이 도화선이 됐다. 루이 14세 말 이미 아우구스부르크 동맹전쟁(1688~1697)과 에스파냐 왕위계승전쟁(1701~1713 )등으로 국고는 파산에 이르렀고, 급기야 루이 16세는 전쟁과 왕실의 과소비 등으로 1770년과 1788년에 디폴트를 선언했다. 막대한 세금부과로 온 국민들로부터 반발을 샀고, 결국 왕정은 혁명으로 몰락했다.

독일과 프랑스는 1800년대 이후 각각 8차례씩 디폴트를 맞았으며 남미 국가들은 1951년부터 5차례 디폴트가 있었다. 그리스는 2012년을 포함해 독립 3년 전인 1826년부터 6번 채무 불이행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러시아도 1998년 모라토리엄(지불유예) 선언 이후 226억달러의 국제 구제금융 패키지를 통해 회생하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의 디폴트는 인접국들에게도 크게 영향을 미칠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브라질에서 취리히에 이르기까지 시중에 유통 중인 미국 채권 기반의 5조 달러도 유통중단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축통화 역할을 하고 있는 미국 달러화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할 경우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의 침체 위협도 존재한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한편, 미국 상원 여야 지도부는 14일(현지시간) 예산안 및 부채 한도 증액안에 거의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의회 민주당 및 공화당 지도부와 백악관에서 회동할 예정이었으나 협상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일단 이를 연기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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