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1번지
한류 바람에 고시원도 간판만 ‘게스트하우스’
뉴스종합| 2013-10-15 09:55
한류 열풍에 우리나라의 생활 모습과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수요 또한 급증하고 있지만, 짝퉁 게스트하우스가 범람하면서 오히려 한류에 먹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김희정 새누리당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최근 게스트하우스의 공급이 급증하는 가운데 허술한 규제와 낮은 진입 장벽을 틈타 안전문제, 변질 영업, 불공정 거래 등으로 인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불만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 실시한 ‘게스트하우스 신고업종 세부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에서 852곳이 게스트하우스라는 간판을 달고 영업하고 있지만, 이 중 44%에 달하는 371곳은 사실상 불법 업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불법 게스트하우스들은 별도의 등록 없이 영업하거나, 심지어 고시원이나 하숙집으로 등록해놓고 외국인을 받는 편법을 사용했다.

문제는 불법 게스트하우스가 관광 한류에 먹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게스트하우스 허가 요건으로 건물 면적과 안전설비는 물론, 외국어 안내 서비스까지 갖추도록 하고 있지만, 불법 게스트하우스 대부분은 이를 무시하고 있다.

실제 최근 관광불편신고센터는 당초 고지와 달리 업주가 방 청소를 하지 않고 손님을 받았거나, 심지어 방 2개를 예약받고 1개만 준 채 인근 모텔로 손님을 안내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 대만인 관광객은 한 겨울임에도 침구는 홑이불과 베게가 전부였다며 불법 시설 여부를 직접 신고센터에 문의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저렴한 숙박비와 한국의 문화를 좀더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수요는 날로 높아지고 있는 만큼,제대로 운영하고 있는 게스트하우스와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제도 정비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