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내 회사 돌려다오… 회사 되찾는 설립자들, 왜?
뉴스종합| 2013-10-18 07:18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기업이 설립자의 운명과 언제나 함께하는 것은 아니다. 빌 게이츠처럼 자신이 설립한 회사를 전문 경영인의 손에 맡기는 경우도 있겠지만, 애써 키워온 회사를 한순간에 다른 사람의 손에 넘겨야 하는 일도 종종 벌어진다.

CNN머니는 17일(현지시간) 블랙베리와 델컴퓨터, 반스앤노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을 설립자들이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블랙베리는 최근 캐나다의 페어팩스 파이낸셜이 47억달러에 인수한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페어팩스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계약이 무산됐다.

1984년 마이크 라자리디스와 더글러스 프레긴이 설립한 블랙베리는 원래 리서치인모션(RIM) 이라는 이름에서 이미지 쇄신을 위해 제품명인 블랙베리로 바꿨다. 한때 스마트폰 업계 1위를 차지하기도 했으나 삼성전자, 애플 등에 밀리며 실적 악화로 이어졌고 2008년 830억달러에 달하던 시가총액은 현재 42억달러에 불과하다.

<사진>블랙베리와 마이클 델 델 설립자. [사진=www.flickr.com]

라자리디스와 프레긴은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자신들이 직접 인수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현재 지분은 8%뿐이지만 향후 나머지 92%를 인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컴퓨터 제조회사 델의 설립자 마이클 델 역시 자사주 매입을 통해 지분을 늘려가다 회사 재 인수에 성공했다. 스마트기기 등의 영향으로 개인용 컴퓨터 판매량이 최근 둔화되는 추세를 감안, 델은 단순 컴퓨터 판매에서 벗어나 서버나 데이터 저장사업 등 기업 솔루션,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와 모바일 분야 등 신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의 노선 전환을 위해 델 창업자는 249억달러의 자사주 매입으로 지분 75%를 확보함과 동시에 이달 말께 상장폐지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지난해 6월 리처드 슐츠 베스트바이 설립자는 그가 1966년 설립한 전자제품 유통업체가 온라인 유통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자 회사를 직접 사들일 방법을 모색했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대신 지난 3월 베스트바이의 명예 회장으로 복귀했다.

미국 내 최대의 서점 체인점인 반스앤노블은 아마존의 전자책 때문에 최근 경쟁력을 잃어가면서 곳곳의 점포들이 문을 닫고 있다. 지난 2월 설립자인 레너드 리지오는 자사 브랜드의 675개 매장을 사들이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지난 8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계획을 일단 보류한 상태다. 반스앤노블은 2분기 87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리지오는 “당장 내 손에 있는 사업에 집중하는 것이 회사에 있어 이익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2005년 마이클 버치와 그의 아내인 소치가 출시한 베보(Bebo)는 페이스북과 경쟁하던 커뮤니티 서비스였으나 2008년 AOL에 팔렸었다. 그러던 차에 지난 7월 버치는 트위터를 통해 소셜네트워크 업계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겠다며 100만달러에 베보를 다시 사들였다.

그렉 글래스먼과 로렌 글래스먼이 2000년 설립한 크로스핏은 그렉 글래스먼이 지난해 11월 1610만달러를 들여 서밋파트너스로부터 빌렸던 대출금을 갚고 100% 지분을 갖게 됐다. 크로스핏은 6500개 피트니스센터에 운동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회사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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