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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것 없는 투자자들…증권사 ‘단물’부터 챙겨볼까
뉴스종합| 2013-10-18 09:56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직장인 권모(43) 씨는 최근 KDB대우증권의 판매 직원으로부터 솔깃한 투자 권유를 받았다. 다른 증권사를 통해 거래하는 유가증권(주식, 채권, ELS, DLS)을 해당 증권사로 이관하면 수익률이 4%에 달하는 특판 RP를 매수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평소 RP투자에 관심이 있었지만 높은 경쟁 탓에 투자 기회를 잡지 못했던 권 씨로선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국내 증시가 연중 최고수준으로 상승하면서 증권가로 눈길을 돌리는 개인투자자를 잡기 위한 증권사들의 마케팅이 활발하다. 특히 이번 동양증권 사태를 계기로 경쟁 증권사 고객을 유치해보려는 시도들도 적지않다.

상품권이나 현금을 주는 것은 기본이다. 우대수익률을 제공하거나 특판 상품을 제공하는 증권사도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된 대형주 위주의 상승장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개미들은 발품을 잘 팔면 부차적인 수익을 챙길 수 있는 기회가 적지 않다.


증권사들의 단골 고객 유치 수단인 특판RP가 대표적이다. KDB대우증권은 이관 고객을 대상으로 한 특판RP(1인당 5억원 한도ㆍ3개월 만기)를 내놓았다. KDB대우증권의 특판RP는 내놓을 때마다 완판 행렬을 이어갈 정도로 인기가 높다.

삼성증권도 특판RP로 고객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신규고객에게 1인당 1억원 한도로 특판RP(4%ㆍ6개월 만기)를 제공한다. 삼성증권은 또 신규 및 장기 미거래 고객에게 CMA 기본수익률에 연 1.55%(세전ㆍ3개월 만기)의 우대수익률을 얹어 준다. 최대 500만원 한도로 선착순 500억원 규모다.

현금 및 상품권 마케팅은 거의 모든 증권사들이 벌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타증권계좌에 보유한 주식(ETFㆍELW포함)을 자사 계좌로 입고하면 금액에 따라 최대 12만원까지 준다. 미국ㆍ홍콩 주식의 경우 100만원 이상 순입고하면 3만원을, 3000만원 이상 순입고하면 10만원을 지급한다.

현대증권은 타 증권사로부터 100만원 이상 신연금ㆍ재형저축계좌를 이전하면 금액에 따라 최대 3만원 상품권을 지급한다. 또 타사에서 보유 중인 해외주식(미국ㆍ중국ㆍ홍콩ㆍ일본)을 옮겨오면 선착순 100명에게 5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증정한다.

HMC투자증권이 추천하는 연금펀드로 타 금융기관의 연금상품을 이전하면 최대 5만원의 상품권을 받을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연금저축계좌를 신규 개설하거나 이전하면 고급 오일세트와 조건에 따라 백화점 상품권을 지급한다. 추첨을 통해 스마트TV 등도 받을 수 있다.

증권사들이 이처럼 다양한 마케팅 경쟁을 펼치는데는 10조원에 달하는 동양증권 고객이탈 자금을 잡으려는 의도도 숨어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동양증권 사태로 증권업계에 대한 고객의 신뢰가 떨어졌다”며 “신뢰를 회복하고 시중에 나온 이탈 자금을 잡으려는 노력이 치열하다”고 귀뜸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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