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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엔드] 경무관이상 75명 중 경찰대 출신이 34명…청장 배출할 날 머잖았다
뉴스종합| 2013-10-18 11:02
첫 임기제 청장 최기문은 행시
후임 허준영은 외시 합격후 입직
촛불진압 어청수는 간부후보생…

취업난에 경찰공무원 인기 상승
젊은이들은 경찰되려 고시촌으로




경찰 입문 경로는 다양하다. 그만큼 여러 경력을 가진 사람이 모인다. 최근에는 취업난으로 경찰공무원에 대한 청년층의 인기가 높다. ‘경찰고시’라고 불릴 정도다. 고시촌에서 경찰공무원을 준비하는 청년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공무원을 하려면 자격요건이 없을 터. 하지만 최고위층은 여전히 특별한 사람들의 차지다. 다양한 사람이 모이는 경찰, 그 입문 경로가 궁금하다.

▶고시 6명, 간부후보 2명=2003년 2년 임기제 경찰청장 도입 이후 지금까지 8명이 경찰 수장에 올랐다. 첫 임기제 청장인 최기문 씨는 행정고시 출신이다. 그는 ‘정보통’으로 불린다. 경북 영천이 고향인 최 씨는 경북경찰청장에 이어 청와대 치안비서관과 경찰청 차장, 경찰대학장을 거쳤다. 경찰 내 2인자 치안정감(차장과 학장) 자리를 연이어 역임한 뒤 ‘치안총수’가 됐다.

후임 청장 허준영 씨는 외무고시를 패스했다. 외시 출신답게 그는 외사가 전문 분야다. 청와대 치안비서관과 차기 경찰청장 1순위인 서울경찰청장을 역임했다. 허 씨는 시위농민 사망 사건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이후 금배지에 도전했으나 번번이 실패한다.

임기제 청장 중 처음으로 임기를 마친 인사는 이택순 씨. 그 역시 행정고시에 합격하고 특별채용을 통해 경찰에 입문했다.

어청수 씨는 고시가 아닌 첫 경찰청장이다. 간부후보생 출신이다.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컨테이너 산성을 쌓으며 시위대를 저지했다. 이명박정부 때 쇠고기 촛불시위는 차벽으로 막아냈다. 그의 전공인 경비실력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어 전 청장은 이후 청와대 경호처장과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을 지내며 승승장구한다.

강희락 씨는 첫 사법시험 출신 청장이다. 해양경찰청장을 지낸 첫 육지 경찰청장이기도 하다. 경찰청 공보관과 수사국장, 대구ㆍ부산경찰청장 등을 역임했다. 두 번째 외시 출신 경찰청장은 조현오 씨.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김기용 직전 경찰청장도 행시를 패스했다. 1992년 고시 특채(경정)로 경찰에 발을 내디뎠다. 김 전 청장은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이다. 이성한 현 경찰청장은 어 전 청장에 이은 두 번째 간부후보생 출신. 부산경찰청장을 지내다 곧장 상경했다.

최근에는 취업난으로 경찰공무원에 대한 청년층의 인기가 높다. ‘경찰고시’라고 불릴 정도다. 고시촌에서 경찰공무원을 준비하는 청년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최고위층은 여전히 특별한 사람들의 차지다.

▶경찰 입직경로별 구성은?=경찰공무원 입직 경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공개채용은 순경 공채와 간부후보생ㆍ경찰대학 졸업자를 경위로 임용하는 경위 공채로 구분된다.

특별채용은 업무 관련 전문지식 보유자를 선발하기 위해 공개채용의 23% 수준(최근 3개년 평균)으로 채용하고 있으며 이 중 고시 합격자를 경정으로 특채하는 제도가 있다.

특채 분야는 외사, 사이버수사, 보안사이버수사, 사이버정보보안, 유무선레이더, 지능범죄수사, 과학수사, 특공대, 항공, 총포화약, 교통공학, 무도 전문지식 보유자를 대상으로 한다. 고시 합격자는 2010년 4명, 2012년 7명, 2013년 2명이 특별채용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급변하는 치안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입직경로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승진이나 보직 등 인사관리 때 입직경로와 업무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사의 공정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9월 말 현재 경찰공무원은 10만3655명이다. 입직경로별로 보면 ▷간부후보생 1392명 ▷경찰대 2885명 ▷고시 59명 ▷공채(특채 포함) 9만9319명이다.

아직 경찰대학 출신 경찰청장은 나오지 않았다. 경대 1기생인 윤재옥 씨가 가장 근접했으나, 치안정감을 끝으로 옷을 벗었다. 그러나 현재 ‘경찰의 별’ 경무관 이상 고위직 중 경찰대 출신이 34명(45.3%)을 차지한다. 경찰대 출신 청장 시대는 멀지 않았다.

조동석 기자/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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