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갤노트2 알뜰폰이 2만원?
헤럴드경제| 2013-11-06 11:45
보조금 · 현금 등 100만원 가량 지급
일부선 출고가 넘는 ‘마이너스폰’도 등장
‘27만원 가이드라인’ 열외속 편법영업 기승


스마트폰 보조금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알뜰폰 사업자가 수십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알뜰폰 온라인 판매처에서는 100만원 수준의 고가 스마트폰이 보조금에 현금까지 더해져 단 2만원대로 떨어질 정도로 보조금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주파수를 보유한 이통3사의 망을 빌려 사업하는 알뜰폰(MVNO) 사업자가 자사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높은 금액의 스마트폰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한 알뜰폰 상위 사업자의 온라인 가입센터에서는 출고가 99만원인 갤럭시노트2에 대해 LTE62요금제를 3개월 의무적으로 쓰는 조건으로 36개월 할부에 단말기 실제 가격을 17만6400원으로 제공하고 있다. 나아가 개통 후 가입자에게 현금 15만원을 지급하는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다. 80만원 이상의 보조금이 지급된 가운데, 현금까지 더해지면 사실상 100만원에 육박하는 스마트폰이 2만원대로 떨어지는 셈이다. 

한 알뜰폰 상위 사업자 온라인 판매처에서 95만원대의 스마트폰을 14만원대로 낮춰 팔고 있다. 또 개통할 경우 현금 15만원까지 지급하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아예 출고가보다 지급되는 금액이 더 커지는 ‘마이너스폰’도 등장하고 있다. 출고가 95만원 LG G2의 경우 똑같이 LTE62요금제 의무 3개월 사용에 36개월 할부 기준으로 실제 가격은 14만1200원으로 내려간 상태다. 마찬가지로 개통 시 현금 15만원을 받으면 사실상 스마트폰을 구매하고도 남게 된다. 

문제는 가입자 입장에서 초기 3개월은 필요 이상의 높은 통신요금을 납부해야 하고, 또 36개월 할부조건에 묶여 중간에 스마트폰을 교체하거나 통신사를 옮길 경우 위약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알뜰폰 통신사업자로 번호이동할 경우 고액의 보조금이 지급되는 것은 오프라인 판매점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경기도 부천시 일대 일부 판매점에서는 특정 알뜰폰을 이용할 경우 LTE62, LTE67 등의 높은 요금제를 3개월 이상 이용하는 조건으로 50만~70만원대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는 이통3사가 27만원을 초과해 보조금을 쓸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는 규제가 알뜰폰 사업자에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번호이동 시장이 과열되면 방송통신위원회 단속이 이통3사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를 피해가기 쉽다는 것이다.

한 알뜰폰업체 관계자는 “규제를 받지 않더라도 자체적으로 27만원 가이드라인을 지키기 위해 판매자에게 주의를 주고 있지만, 일부 현장에서 높은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이에 최근 알뜰폰 가입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이면에 이 같은 고액의 보조금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따르고 있다. 실제 지난 1일 이통3사 모두 번호이동건수가 순감하는 사이 알뜰폰만 2000건 이상 증가했다. 지난달 기준 3사 중 유일하게 순증한 LG유플러스보다 알뜰폰의 순증 규모도 1만2000건 더 많았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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