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딱뚝딱 뒷담화
수도권 아파트 산 L씨 카드사에 가압류당한 사연.. 경매시장에 수도권 아파트 역대 최대치
부동산| 2013-11-11 09:40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주택담보연체율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법원경매로 유입되는 물건수가 증가해 수도권 아파트 경매물건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부동산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이 밝혔다.

11일 지지옥션(www.ggi.co.kr)에 따르면 수도권지역의 10월 아파트 진행 건수는 3024건으로 통계 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후 월 경매진행건수가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 전 최고치는 2012년 11월의 2923건이다.

전달(9월) 2362건에 비해 28%나 증가했다. 지역적으로 살펴보면 서울은 753건, 경기도 1865건, 인천 406건으로 경기도 지역이 전달(9월) 1319건에 비해 41% 증가했고 서울은 621건에서 753건으로 21% 증가했으며 인천은 다소 줄었다.

지지옥션 측은 이렇게 수도권 아파트 경매물건이 증가하는 원인으로 오랜 경기불황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거래실종을 꼽았다.

경기도 지역 아파트 경매물건이 특히 많은 점에 대해서는 2000년대 중반 이후 경기도 지역에는 파주, 김포, 판교 등 2기 신도시와 수많은 택지지구 아파트가 들어섰고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구입한 투자자들이 부동산 침체를 겪으며 문제가 불거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10월 수도권 경매물건 중에서는 용인이 290건으로 가장 많았고 고양 251건, 남양주 129건, 파주 123건 순이었다.

이들 지역은 중대형 아파트가 많은 지역으로 현재도 미분양 아파트가 많이 남아 있어 매매가 침체된 곳이다.

실제 사례에 따르면, 지난 2011년 7월 용인 수지구 신봉동 동일하이빌 3단지 전용면적 167.9㎡를 8억5017만원에 구입한 K씨는 집값의 63%인 5억3600만원을 대출받았다. 매달 이자와 원금 연체가 이어지자 집을 산 지 7개월 만인 2012년 2월 은행이 대출해 준 K씨 집을 경매 신청했다.

이 아파트는 올해 7월 감정가 7억5000만원에 첫 경매 매물로 나왔으나 3번 유찰돼 최저가가 3억8400만원까지 떨어진 후 지난달 30일 감정가 대비 59% 선인 4억4933만원에 낙찰됐다. 채무액 5억3600만원보다 훨씬 못 미치는 액수다.

이 아파트는 현재 분양가에서 40% 할인 판매되고 있다.

L씨는 2010년 12월에 고양시 일산서구 가좌동 가좌마을 꿈에그린 7단지 아파트(전용면적 135㎡)를 6억8424만원에 사면서 매매가의 63%인 4억3000만원을 대출받았다. 이자조차 내기 힘들어져 급매로 내놨지만 팔리지 않았고 관리비도 1년 이상 미납해 미납금이 300만원에 달했다. 월급으로 이자를 감당하던 L씨는 현금서비스를 받다가 카드사로부터 집을 가압류당했다. 그 사이 은행은 경매를 신청했다.

이 아파트는 올해 7월 감정가 7억원에서 3번 유찰 돼 최저가가 2억4010만원까지 떨어진 후 지난달 17일 감정가 대비 58%인 4억499만원에 낙찰됐다. 역시 채무액 4억3000만원 보다 낮은 것이다.

하유정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매물건이 이와 같이 많아지면 낙찰사례가 일반시장의 거래가격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결국 경매물건이 충분히 소진되기 전까지는 많은 수의 저가 낙찰사례로 인해 아파트 가격 반등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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