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4대 금융그룹 비리의혹 고강도 검사
뉴스종합| 2013-11-12 11:23
금융당국이 4대 금융그룹을 향해 칼을 빼들었다. 그동안 제기된 각종 비리를 파헤치고 불건전 영업행위를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4대 금융그룹 핵심인 은행에 대해 특별ㆍ종합검사에 나섰다. 4대 시중은행이 한꺼번에 검사를 받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검사에서 문제점이 발견되면 관련된 전ㆍ현직 경영진에 대한 문책과 함께 해당 금융사를 강력히 제재할 방침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명박정부 시절 4대 천왕으로 불리던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 등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감원은 우선 KB국민은행 도쿄지점 직원들이 부당 대출로 받은 수수료 중 20억원이 넘는 거액이 국내로 흘러들어온 점을 포착하고 전방위 계좌추적을 벌이고 있다. 일본 금융청까지 심각성을 전달한 상황이라 KB금융의 전ㆍ현직 경영진까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이번 특별검사를 계기로 국민은행뿐만 아니라 KB금융 전반의 문제점도 노출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또 하나은행에 대한 종합검사를 실시하면서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의 관련 의혹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금감원이 혐의점을 두고 있는 내용은 하나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미술품과 관련된 것이다. 하나은행은 현재 4000점에 이르는 미술품을 보유 중이다. 감독당국은 미술품 거래가 비자금 조성이나 정ㆍ관계 로비 등을 위한 게 아닌지 따져보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미술품은 김 전 회장이 한꺼번에 사들인 것이 아니라 보람ㆍ충청ㆍ서울은행 통합 과정에서 각 은행이 갖고 있던 것이 합쳐져 많아진 것”이라며 “매각이 쉽지 않아 지점에 두거나 창고에 보관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금감원은 김 전 회장이 퇴직 시 받았던 위로금 35억원의 일부가 재단 이사장으로 재직 중인 하나고등학교로 흘러 들어간 점 등에 대해서도 검사 중이다.

우리은행은 불완전판매 의혹을 받고 있다. 금감원은 최근 우리은행의 ‘파이시티 사업’ 신탁상품 판매에 대해 특별검사에 나섰는데, 파이시티는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부지 9만6107㎡에 3조4000억원을 투입해 복합유통센터를 짓는 개발사업이다. 사실상 좌초돼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불완전판매에 대한 선제적이고 즉각적인 대응으로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신한은행은 정치인 계좌 불법 조회 의혹으로 금감원의 특별검사를 받고 있다. 이번 검사는 신한은행이 야당 중진의원들을 포함한 정ㆍ관계 주요 인사들의 고객정보를 불법 조회했다는 의혹을 산 데 따른 것이다.

조동석 기자/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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