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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피부염 증가, 무엇이 문제일까?
라이프| 2013-11-18 10:30

건조한 겨울철은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에게는 특히 고역인 계절이다. 가려움증은 더욱 심해지고 피가 나도록 긁어대느라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또한 학교에서 놀림을 받거나 스스로 위축되기 쉬워 성격 형성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토피피부염은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소아기, 특히 5세 이하에서 대부분 발병한다. 피부의 발진, 건조함, 진물, 부종 등을 일으켜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의 가려움증을 동반하며 가족 구성원들의 삶의 질 저하는 물론 치료를 위한 사회적 비용의 증가라는 문제점을 일으키고 있다.

2010년에 수행했던 전국 어린이 청소년 알레르기질환에 관한 전국적 역학조사(질병관리본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아토피피부염의 유병율이 6-7세 어린이의 20.6%, 12-13세 청소년의 12.9%에 달하고 있으며, 더불어 2000년 역학조사 결과와 비교하였을 때 6-7세(13.4%->20.6%), 12-13세(6.7%-> 12.9%)에서 모두 아토피피부염의 유병율이 점차 증가했다.

삼성서울병원 안강모 교수 연구팀(환경부, 생활공감 환경보건기술개발사업 수행)은 “급격한 유전자의 변화가 발생하지 않은 지난 10-20년간 아토피피부염의 유병율이 증가하는 결과는 유전적 요인보다는 환경적 요인이 아토피피부염의 발병에 더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며 아토피피부염 발생을 유발하는 환경적 유해인자를 규명하는 연구의 배경을 설명했다.

아토피피부염의 치료와 예방관리를 위해서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 1단계 피부관리, 음식섭취 조절, 환경관리 등의 기본치료가 이루어지고, 조절이 되지 않는 경우 2단계 항히스타민제, 국소 스테로이드제, 비스테로이드성 국소 면역조절제, 항생제 등의 약물치료를 도입하고 있으며 만약 이것으로도 조절이 되지 않는다면 전신성 약물치료 등의 3단계 치료를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적인 피부관리와 동시에 각종 악화요인을 찾아내 제거하는 것인데, 이는 필요 이상의 과다 약물치료를 피하고 안정적으로 가려움증과 염증을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겨울철 아토피피부염의 증상이 악화되는 것은 우리나라의 겨울 날씨가 춥고 건조하기 때문이다. 환자에 따라서는 여름에 더 악화되는 경우도 있는데, 그 이유는 너무 덥거나 땀을 흘리면서 피부가 자극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적절한 온도 및 습도의 유지가 중요하다.

집먼지진드기와 같은 실내항원에 대한 과민반응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실내 습도를 40-50%로 유지하고 집먼지진드기의 서식처가 되는 카펫, 침대 매트리스, 천으로 된 소파, 커튼 등은 제거하며 침구류, 옷 등은 1-2주에 한번 55°C 이상의 뜨거운 물로 세탁해야 한다. 세탁이 어려운 경우는 특수커버로 싸서 사용하고, 이 밖에도 알레르겐으로 작용하는 동물의 털이나 비듬을 피하기 위해 애완동물은 키우지 않는 것이 좋다. 실내의 곰팡이도 철저하게 제거해야 한다.

이 밖에도 자동차, 황사, 산업시설 등 실외로부터 유입되거나 담배연기, 난방기, 취사도구 건축자재, 페인트, 가구 등 실내로부터 배출되는 여러 오염물질들도 아토피피부염 악화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안강모 교수 연구팀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미세먼지,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의 실외 공기 오염물질에 의해서 아토피피부염의 증상이 악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실내외 공기오염물질과 아토피피부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아직 국내외 연구가 부족하고, 특히 다양한 환경오염물질들에 대한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자료가 부족한 상태다.

결국 효과적인 아토피피부염의 치료와 예방 관리를 위해서는 실내외 공기오염물질과 아토피피부염의 연관성을 밝혀야 하며 개인 가정뿐 아니라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와 같은 공공시설 및 다중이용시설에서 배출되는 환경요인들은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또 얼마나 노출되어야 아토피피부염에 문제를 일으키는지 관련연구가 필요하다고 안 교수는 말하고 있다.

연구팀은 “우리나라의 생활환경에서 쉽게 노출되고 있는 다양한 생활환경 오염물질의 영향을 규명하고 유해한 오염물질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 후 이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을 연구, 개발할 예정”이라며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하여 아토피피부염뿐만 아니라 알레르기질환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의 건강을 실질적으로 증진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환경 관리 정책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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