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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하위 20%는…100만원 벌어서…128만원 빚 갚는꼴
뉴스종합| 2013-11-20 11:27
저소득층의 빚 갚을 능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100만원을 벌어도 128만원을 빚 갚는데 써야될 형편이다. 불황에 직격탄을 맞고 있는 자영업자나 가장으로서 어깨가 무거운 40~50대 가구주의 삶도 팍팍하긴 마찬가지다.

근원적인 해법은 ‘소득 증대’에 있지만, 글로벌 불황 탓에 일자리 창출이 쉽지 않는 게 현실이다.

20일 통계청과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이 내놓은 ‘2013년 가계금융ㆍ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107.0%로, 1년 전보다 16.8%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는 100만원을 벌어도 빚을 갚고 나면 9만8000원이 남았지만, 지금은 7만원을 더 보태야 빚을 털 수 있다는 얘기다.

소득 2분위 가구(하위 21~40%)의 부채상환능력은 더 떨어진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128.4%로, 소득 분위별 가구 중에서 가장 높다. 1분위 가구의 경우 과거에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해 남아있는 부채라면, 2분위 가구는 최근에 새로 빌린 돈까지 포함돼 있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1분위 가구는 금융회사를 이용할 수 없을 정도로 취약계층인 반면 2분위 가구는 연소득이 2000만~2500만원 수준으로 신규 대출을 받을 여력이 된다”면서 “소득이 적은 만큼 비율은 높게 나온다”고 설명했다. 특히 저금리 상황이 계속되면서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이 대출 유혹에 쉽게 넘어가는 경향이 있다.

반면 고소득층인 소득 5분위 가구의 빚 상환 능력은 좋아졌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지난해 114.3%에서 올해 108.6%로 떨어진 것. 기본적으로 대출을 갚을 능력이 있는데다 낮아진 금리에 빚을 상환한 가구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최진성 기자/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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