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족의 힘…‘블프’ 단 사흘만에 해외배송건수 3~5% 점유=‘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엔 국내의 연말 소비액이 급증하는 게 숫자로 확인된다. 배송대행업체 몰테일에 따르면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시즌(11월 23일~26일)의 배송대행건수는 2만6837건으로, 작년 전체 배송대행건수(84만건)의 3%에 달했다. 올해 ‘블프’ 시즌의 대행건수는 4만 건을 넘어설 걸로 전망된다. 몰테일 관계자는 “매년 해외배송 건수가 폭증하고 있다”며 “2010년엔 7만6000건, 2011년엔 57만건, 올 1월~10월까진 74만건을 넘었다”고 했다.
G마켓의 지난해 ‘블프’ 시즌(11월 26일~12월 2일 기준) 글로벌 쇼핑 판매 추이를 보면 전주 대비 20%가 증가했고, 전월(10월26일~11월 1일)과 비교하면 30%가 늘어났다.
인천공항세관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인터넷 쇼핑을 통한 화물반입을 719만8000여건(6억4200만달러)으로, 전년 506만5000여건보다 42%나 늘었다. 2008년 195만5000여건에 비하면 3배 이상 많아졌다.
정소미 옥션 해외쇼핑팀장은 “지난해 옥션 블랙프라이데이 세일기간 매출이 전년 대비 30% 신장하는 등 블랙프라이데이 쇼핑 기회를 활용하려는 국내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했다.
올해 ‘블프’ 시즌의 관건은 또 한 번 배송 대행건수 최고 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 것인가에 모아진다. 블랙프라이데이는 미국 동ㆍ서부가 다르지만 한국시간으로 대략 11월 29일 오후 2시부터 시작한다.
▶얼마나 싼가…국내보다 최대 80% 저렴=지난해 기준으로 주요 쇼핑몰의 할인율을 보면 직구족이 ‘블프’에 오매불망하는 이유가 확연하다. ‘갭’ 80%, 어린이 장난감 쇼핑몰 ‘디즈니스토어’ 50%, 정통 캐주얼 브랜드 ‘랄프로렌’ 50% 등 할인율이 파격적이다. 갭의 경우 기본 60% 외에도 추가 20% 세일을 진행한다. 한국 소비자가 너무 많이 몰리자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하루 전날 한국 서버의 접속을 차단하기도 했다. 이밖에 주부의 관심 대상인 어린이 의류 ‘카터스’ ‘짐보리’, 백화점몰 ‘삭스’ ‘메이시스’ 등도 50% 이상 할인에 돌입한다.
아마존은 ‘블랙프라이데이 딜스 위크’로 한 발 먼저 할인을 시작했다. 짧은 시간에 한 품목을 대폭 할인하는 반짝 판매다. 인기 제품은 디지털카메라와 관련 액세서리, TV 등 전자제품이다. 월마트도 얼리버드 세일을 시작했다. 프리 블랙프라이데이 온라인 스페셜에서 32인치 셉터 LED TV는 179달러(40% 할인), 42인치 LG LED TV는 379달러(12% 할인)에 판매하고 있다.
▶코리언 직구족 뭘 샀나=국내 소비자가 ‘블프’ 시즌 구매에 초점을 맞춘 건 패션ㆍ잡화부터 주방가전까지 장르를 불문한다. 해외 사이트가 아닌 국내 오픈마켓(옥션)을 통해 지난해 ‘블프’ 핫 아이템을 추린 결과, 1위는 디즈니 베이비돌 인형으로 나타났다. 2위는 제니퍼 로페즈 향수, 3위는 아베크롬비ㆍ홀리스터 후드였다. 옥션 관계자는 “디즈니 인형이 많이 팔린 건 크리스마스를 미리 준비하는 인파가 몰렸기 때문”이라며 “아베크롬비 후드는 원래 잘 나갔지만 지난해 행사에서 할인율이 높아 많이 팔린 걸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G마켓을 통해 알아본 지난해 ‘블프’ 판매급증 상품군으로는 밥솥ㆍ믹서ㆍ오븐ㆍ주방가전이 전주 대비 38% 판매 신장률로 1위에 올랐다. 이어 가방ㆍ지갑ㆍ패션잡화(30%), 골프 의류ㆍ클럽(17%), 생활ㆍ수납ㆍ욕실ㆍ청소(17%), 가구ㆍDIY(16%) 등의 순이었다.
그렇다면 올해 ‘블프’의 핵심 인기 예상 상품은 어떤 게 있을까. 옥션ㆍ11번가 등이 준비한 세일 품목 리스트를 살펴보면, 최근 대세 아이템으로 떠오른 패딩이 될 가능성이 크다. 옥션은 25~26일 ‘캐나다구스 익스페디션 다운패딩’을 81만9000원에 선착순 판매한다. 창고형 할인점ㆍ백화점 등에서 90만원~120만원에 팔던 것보다 20~30% 싸다. 최근 리빙ㆍ레저ㆍ유아용품의 해외 상품 직접 구매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관련 제품도 각광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홍성원ㆍ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