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사제단 시국미사 집중포화
25일 김태흠 대변인이 내놓은 새누리당 논평이다. 이날도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이틀째 불쾌함을 숨기지 않았다. 연평도 포격 사건 3주년, 통합진보당 내란 음모 의혹이 터진 지 석 달여 만에 또다시 박근혜정부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우리 사회의 보편적 상식에 벗어난 종북성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종교계와의 관계를 고려해 애써 발언을 자제했지만, 새누리당은 정의구현사제단과 민주당에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냈다.
청와대 관계자는 25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논란에 일단 “더 할 말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23일 “그 사람들의 조국이 어디인지 의심스럽다”며 “흔들리는 지반 위에서 서 있는 집이 바로 서 있을 수 없는 법”이라고 비판한 입장에서 달라진 것이 없다는 암묵적인 뜻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당시 청와대는 “중심가치가 바로 서지 않으면 국민 행복도, 경제 활성화도 물거품이 될 것”이라며 “새 정부는 국민과 함께 국가의 기본 가치를 확고히 지켜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가 조심스러워하는 것과 달리 새누리당은 격한 표현을 쏟아가며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사제들의 시국미사에 집중포화를 가했다.
황우여 대표최고위원은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박창신 신부의 미사 강론은 있을 수 없는 일로, 우리의 귀와 눈을 의심하게 한다”면서 “특히 북한이 최근 반정부 대남 투쟁 지령을 내린 후 대선 불복이 활성화된다는 지적이 있다는 것을 예의주시하고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사회 갈등을 봉합하고 증오의 마음을 어루만질 사람들이 정치적 편향성으로 국론 분열에 앞장서고 있어 놀람과 안타까움 금할 수 없다”며 “정당한 절차에 따라 국민이 뽑은 대통령마저 부정하는 게 일부 정의구현사제단이 말한 참된 정의인지 묻고자 한다”고 말했다.
심재철 최고위원은 “연평도 포격이 정당하고, NLL을 북한 영토인 양 말하는 것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할 수 없는 말로, 종북이 아니면 누가 이런 말을 하느냐”며 “소수 정치사제들이 사죄하고 제자리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번 시국미사를 계기로 종교계와의 갈등이 확산될 수 있다고 보고,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한석희ㆍ백웅기 기자/hanimom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