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안보국(NSA) 정보수집 스캔들의 불똥이 미국 정보기술(IT) 기업들에 튀고 있다. 미국에 대한 불신이 미국 IT 기업들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영업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싱크탱크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은 정보 보안에 대한 의구심 때문에 미 IT 기업들이 2016년까지 350억달러(약 37조1000억원)의 매출 손실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레베카 맥키넌 신미국재단(NAF) 선임연구원은 “우리 경제가 정보 경제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가에 따라 잠재적인 피해가 더 커질 것”이라며 “미국의 이익이 달려 있는 곳에서 손실이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애플, 구글과 같은 글로벌 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기업들은 이미지에 타격을 입게 됐다.
리처드 살가도 구글 법률 및 정보보안 이사는 “이번 스캔들이 IT 기업들의 경쟁력에 심각한 피해를 끼칠 가능성이 크다”면서 “IT 산업에서 신뢰는 필수적인 요소”라고 주장했다.
살가도는 “이번 스캔들로 인해 각국 정부에서는 정보의 흐름을 제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이는 데이터 보안 감소와 비용 증가, 경쟁력 약화, 소비자 피해 등 심각한 결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시스코시스템즈, 아카마이테크놀로지 등의 기업들은 해외 시장에서 영업 피해를 실감하고 있다.
시스코시스템즈는 최근 석달 새 중국 주문이 18%나 줄었다. 로버트 로이드 시스코시스템즈 개발판매부문 대표는 “스캔들 이후 해외 소비자들이 주문을 중단하거나 주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카마이테크놀로지는 독일 시장에서 벽에 부딪히고 있다. 톰 레이튼 아카마이테크놀로지 최고경영자(CEO)는 “특히 독일에서 반(反) 미국 기업 정서가 확산되고 있다”며 “매출이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클라우드보안협회(CSA)에 따르면 지난 5월 이래 미국 외 국가 회원 가운데 10%가 미국 기업과의 계약을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