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내 분사 통해 서비스 유지 · 네이트는 경쟁사와 제휴 포털기능 강화…SK컴즈 29일 ‘긴급 타운홀미팅’ 서 글로벌 서비스 강화 등 포트폴리오 수정안 발표
PC상 월간 방문자 수
2800만명
현재 가입자 수
90억 건
회원이 미니홈피에 올린 사진
15억 건
회원이 미니홈피에 등록한 다이어리
2000년대 전국민을 ‘사이좋은 친구’로 만들었던 국민 SNS ‘싸이월드’가 결국 SK커뮤니케이션즈의 품을 떠난다. 싸이월드는 분사를 통해 처음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처럼 벤처기업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다시 SNS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 예정이다. SK컴즈의 포털인 네이트는 경쟁사와 제휴를 통해 검색서비스를 강화한다. SK컴즈는 싸이메라 등 글로벌 서비스에 집중하며 조직쇄신에 나선다.
29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SK컴즈는 연내 ▷싸이월드 분사 ▷네이트 검색서비스 경쟁사와 제휴 운영 등을 골자로 사업포트폴리오 전면 수정에 돌입한다.
우선 회사는 자사의 주요 서비스였던 싸이월드를 독립법인으로 분사한다. 신임 사장으로는 SK컴즈의 김영목 1본부장이 유력하게 지목되고 있으며, 신규 법인은 서울 미근동 SK컴즈 사옥 내 사무실을 꾸릴 예정이다. 회사는 이날 오후 SK컴즈 긴급 타운홀 미팅(사내 임직원 모임)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한다.
싸이월드는 2001년 출시된 원조급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약 35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하며 10년 이상 국민 SNS로 자리잡았으나 2011년 싸이월드와 네이트가 해커의 공격을 받아 회원의 개인정보가 대거 유출되면서 하향세를 탔다. 현재 가입자는 2800만명까지 떨어졌으며, PC상에서의 방문자 수도 한창 때의 절반인 1100만명 수준이다. 회사 측은 지난해부터 싸이월드를 모바일에 최적화하며 변화를 시도했지만 이미 모바일 SNS 시장은 페이스북과 카카오스토리가 장악해 파급력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이처럼 싸이월드의 시대가 저물었음에도 SK컴즈는 싸이월드를 종료하기보다는 분사를 통한 서비스 유지를 택했다. 방문자 수가 줄었지만 여전히 PC상에서 1위 SNS인데다,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만으로도 재기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 지난 12년간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회원이 올려놓은 사진은 약 90억건이며, 다이어리도 15억건에 이른다. 이용자가 10여년간의 개인기록이 고스란히 저장돼 있는 싸이월드를 쉽게 탈퇴하지 못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독립법인이 된 싸이월드는 향후 벤처기업처럼 이 데이터를 활용해 부활의 방법을 찾아가고자 한다. 네이버가 캠프모바일이라는 자회사를 신설해 밴드 등 주요 모바일서비스를 전담하게 했던 것과 같은 방식이다.
또한 SK컴즈는 주요 수익원인 네이트의 검색서비스를 경쟁업체와 제휴해 운영할 방침이다. 그간 SK컴즈는 8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오면서 비용과 인력이 대거 투입돼야 하는 검색서비스에 부담을 느껴왔다. 특히 최근 네이트의 검색 점유율이 1%까지 추락하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 회사는 지난해 말 경쟁사인 다음과 검색광고 제휴를 맺었던 것처럼 연내 경쟁사 중에서 제휴업체를 선정, 검색서비스 운영을 일부 맡기고 이를 통한 수익창출을 이어갈 계획이다.
SK컴즈는 향후 싸이메라처럼 성적이 좋은 서비스를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최근 실적발표에서 박윤택 SK커뮤니케이션즈 CFO가 “선택과 집중으로 포털 중심의 파워 확보에 주력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한편, 싸이메라의 글로벌 SNS 출시 및 수익모델 개발을 통해 역량을 결집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만큼 네이트 검색광고 수익을 유지하면서 싸이메라를 통해 신규 수익원을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서지혜 기자/gyelov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