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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편집센터, 해마빌딩의 비밀은?..‘해마도시'
라이프| 2013-12-06 07:52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인간 기억의 저장소가 알려지면서 기억 조작은 영화 속 얘기만은 아닌 시대가 눈앞에 왔다. 나쁜 기억은 지우고 좋은 것을 이식할 수 있다면 인간은 그야말로 시간의 축이 흔들리는 신세계를 맞게 되는 셈이다.

소설가 김휘의 장편소설 ‘해마도시’(새움)는 기억에 메스를 가하는 해마센터를 배경으로 전개된다. 해마센터 상담직원 마윤수는 최근 들어 두통과 환각에 시달리고 있다. 한 고객으부터 누군가와 닮았다는 얘기를 듣고는 흔들린다. 세 살 때 버려져 보육원에서 자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던 그는 혹시 잃어버린 쌍둥이 형제일지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로 자신의 과거를 찾아나선다. 그러나 보육원에서 만난 이들은 모두 그를 알아보지 못한다. 자신의 존재를 알고 있는 사람을 찾아 헤매던 그는 자신의 이름과 신분, 취향마저도 모두 조작된 것을 알게 된다. 그는 비밀주의로 가득한 해마빌딩에 있는 비공개 시술의 존재와 자신이 그 시술의 임상시험 피시험자였을지도 모른다는 의혹을 품고 진실을 파헤쳐 나간다. 이 기억클리닉센터가 보여주는 실상은 혼란스럽다. 작가의 의문은 한 걸음 나아가 온갖 정보가 넘쳐나고 편집되는 시대에 내 머릿속 생각과 기억은 과연 내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가로 나아간다. 날카로운 문제의식과 흡입력 있는 이야기가 등줄기를 죈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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