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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웨이 연수기밸브용 모터세트 개발…생산원가 70% 절감…다음은 정수기”
뉴스종합| 2013-12-09 11:37
코웨이라는 안정적 공급처 확보
세계의 ‘신의엔텍’ 과감히 도전


“치열한 노력 끝에 25%의 원가를 절감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공략에도 나설 계획입니다.”

풍압스위치와 유량센서, 밸브를 생산하는 신의엔텍(대표 전영석)은 1990년 ‘신의전자’라는 이름으로 닻을 올렸다. 이후 수입제품 일색이던 가스보일러용 풍압스위치를 국내 최초로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풍압스위치는 보일러 내부의 폐가스를 밖으로 내보내는 송풍장치의 고장 여부를 감지한다. 송풍장치가 고장 나 연료가 연소하면서 발생한 폐가스가 실내로 유입되면 큰 인명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종의 ‘필수 안전장치’인 셈이다.

신의엔텍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1999년에는 정식으로 회사법인을 설립, 가스보일러ㆍ냉난방기ㆍ연수기 등에 사용되는 밸브와 센서로까지 사업의 영역을 넓혔다.

신의엔텍이 생산하는 풍압스위치와 가스압력스위치는 독일과 이탈리아, 일본 등 세계 유수업체의 경쟁제품을 제치고 국내 보일러시장을 100% 점유하고 있다. 더불어 보일러시장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3-Way 밸브(3개의 출입구를 가진 밸브), 믹싱밸브, 전동밸브(전동기로 개폐 조작을 하는 밸브) 등 밸브 부품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신의엔텍이 고객사인 웅진코웨이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07년. 코웨이가 연수기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다. 신의엔텍은 보일러시장에서 쌓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코웨이와 연수기 성능 유지에 사용되는 전동밸브 공급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곧 연수기시장의 성장 둔화로 위기가 왔다. 연수기시장의 성장세가 더뎌지면서 부품을 공급하는 신의엔텍의 매출 또한 정체되기 시작했다.

신의엔텍은 전동밸브의 핵심부품인 ‘전동기(모터)’를 국산화하는 데서 활로를 찾았다. 기존 밸브 생산에 사용되던 금속제 중국산 모터세트의 가격이 전체 원가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것에 착안, 해당 부품에 들어가는 금속기어를 플라스틱 소재의 사출기어로 대체해 비용을 줄이고자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신의엔텍은 약 1년간의 연구 끝에 2012년 코웨이가 운영하는 아이디어 제안 제도 ‘상상오션’에 원가절감 방안을 제출했다. 상상오션은 코웨이의 사내외 아이디어 제안 플랫폼으로, 코웨이 직원뿐 아니라 협력사도 원가절감ㆍ생산성 향상 방안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

전영석 신의엔텍 대표가 원가절감형 대중소기업 공동사업의 결과물로 탄생한 모터세트를 설명하고 있다.

코웨이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제안은 즉각 채택됐다. 코웨이 측의 시험제품 생산비용ㆍ성능시험설비 지원에 힘입어 수차례 제품을 설계해 모형을 만들고 성능시험을 되풀이했다.

신의엔텍은 결국 올 10월 플라스틱 사출기어를 적용, 생산원가를 70% 가까이 줄인 밸브용 모터세트 개발에 성공해 양산을 시작했다. 모터세트의 생산원가가 줄어들면서 전동밸브 자체의 원가도 25%가량 낮아졌다.

올 5월부터 12월까지 약 8개월간 원가절감형 대ㆍ중소기업 공동사업에 참여하면서 신의엔텍이 거둔 원가 절감효과는 약 3억원. 내년과 내후년에는 각각 3억6000만원, 4억원가량의 원가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전영석 신의엔텍 대표는 “연수기 밸브의 국산화에 이어 정수기에 들어가는 밸브에도 이 기술을 적용하려고 준비 중”이라며 “코웨이 측이 기술혁신공로를 인정해 물량확보에 대해 보증을 해 줘 안정적인 수익구조가 생겼으며, 이를 발판삼아 러시아ㆍ중국ㆍ이란 등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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