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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돋이 여행 못가고 설티켓 예매도 불안…달리는 ‘파국열차’
뉴스종합| 2013-12-26 11:07
기관사 부족…협곡열차 등 운행 중단
동해안쪽 떠나는 모든 열차표 매진
연말연시 철도 여객수송대란 현실화

시멘트업계 “운행차질로 120억 손실”
조달 차질빚은 업체들 정기 개보수 앞당겨
파업 장기화땐 천문학적 손실액 불보듯




전국철도노조 파업이 18일을 넘기며 사회ㆍ경제적 피해가 집계 불가능한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일부 여객열차 운행은 이미 필수유지 운행률 수준인 60%대 수준으로 떨어져 사실상 반 토막이 났다. 화물열차도 평소 대비 3분의 1 수준의 운행률이 20일 가까이 이어지며 물류대란은 물론 산업계 전반의 2차 피해로 번진 상태다.

▶철도 대수송기간…여객열차 ‘파국’눈앞=연말연시를 맞아 철도여객 수송이 몰리는 ‘대수송기간’이 닥쳤지만 여객열차 운행률은 조금씩 내려가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26일 자정(0시)기준 여객열차 운행률은 KTX 64%, 새마을ㆍ무궁화호 등 일반여객열차는 61.4%를 기록했다. KTX 운행률은 24일(0시 기준) 70.1%를 찍은 이후 사흘째 내리막이다. 일반여객열차도 25일 운행률이 59.8%까지 떨어졌다가 26일 60%대를 간신히 넘겼다. KTX와 일반열차를 합한 여객수송은 코레일이 30일부터 계획한 필수유지 운행률(KTX 56.9%, 무궁화호 63%, 새마을호 59.5%)에 근접해 사실상 절반수준이 됐다.

이에 따라 여객수송대란은 이미 현실화한 상태다. 연말연시 관광객들은 일반 열차로 몰려 31일 동해안 쪽으로 떠나는 모든 열차 표가 매진됐다. 코레일 관계자는 “기관사가 부족해 이미 중부내륙 순환열차(O트레인), 협곡열차(V트레인), 남도 해안열차(S트레인) 등의 운행을 중단했다”며 “내년 1월 1일 정동진 해돋이 관광열차도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설 명절 열차수송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보통 설 연휴 3~4주 전부터 기차표 예매가 시작돼 이번 설 기차표는 1월 7일께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만약 파업이 1월 6일 이후까지 늘어질 경우 예매 일정이 연기될 수밖에 없다.

수도권 전철도 최근 3일간 평균 80~90%의 운행률을 넘나들고 있지만 시격(열차 시간간격)은 고무줄처럼 늘어났다. 중앙선 등 일부 수도권 전철의 평소 시격은 최대 24분까지 벌어져 큰 혼잡을 빚고 있다.

전국철도노조 파업이 18일을 넘기며 사회ㆍ경제적 피해가 집계 불가능한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화물열차는 평소 대비 3분의 1 수준의 운행률이 20일 가까이 이어지며 물류대란은 물론 산업계 전반의 2차 피해로 번진 상태다. 
[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산업계 2차피해 속출…손실액 천문학적=화물열차도 30%대 운행률을 20일 가까이 지속하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코레일에 따르면 9일부터 23일까지 집계된 미수송 물량은 116만t을 넘어 26일 현재 120만t을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운행률이 떨어지며 멈춘 화물열차는 하루 평균 170회에 달한다. 이에 따른 누적손실액은 23일 현재 60억원 이상이다. 이를 포함해 코레일이 추산한 직접적 손실액만 100억원을 넘어가고 있는 상태다. 

시멘트 등 건설업계엔 공급중단에 따른 2차 피해가 현실화한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적정 재고수준을 넘긴 시멘트 회사들이 이번주 정기 개보수에 들어간다. 통상적으로 연초에 실시하던 것에 비해 7일가량 앞당긴 것이다. 특히 제품 운송의 65∼70%를 철도에 의존하는 내륙업체들은 이미 개보수에 들어간 곳도 있다. 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제품 출하는 물론 원료 조달에도 차질을 빚자 업체들이 비수기에 실시하는 개보수를 앞당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멘트업계는 철도파업에 따른 생산ㆍ출하 차질로 25일까지 누적 150억원가량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시멘트의 철도 운송차질은 45만여t으로, 평상의 20% 수준으로 급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2009년 8일간의 철도파업 당시 추산된 사회적 손실액이 5000억원이었다”고 말했다. 현재 파업기간을 고려하면 여객과 산업계의 시간적, 물리적 비용을 합한 사회적 손실액이 1조원에 달할 수도 있단 의미다.

윤현종 기자/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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