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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방송결산]MBC드라마 키워드, '사극-막장-작품성' 그 사이에서..
엔터테인먼트| 2013-12-26 12:35
연말이 다가오면 연예계는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하게 움직인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각종 시상식들을 포함한 연말 특집 방송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MBC도 드라마, 예능, 가요 각 분야에서 연말 준비에 한창이다.

올 한해 지상파 3사 방송 시청률 면에서 단연 두각을 보였던 MBC 드라마를 돌아보며, 이를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 사극 명가 MBC의 ‘마의’-‘구가의 서’-‘기황후’-‘수백향’

2013년에도 안방극장에는 사극 열풍이 불었다. 지난해 첫 발을 내딛은 ‘마의’는 호평 속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배우 조승우의 브라운관 첫 출연과 더불어 김소은, 엄현경 등 젊은 배우들의 열연은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특히 조승우는 지난해 연기대상을 수상하는 등 시청률과 내실 면에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성과를 거뒀다.

‘마의’의 인기를 타고 또 하나의 사극이 안방극장을 찾았다. 이승기-배수지-유연석-이유비-이광수 등 젊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구가의 서’ 또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특히 최진혁, 이연희 등은 짧은 등장에도 강한 인상을 남겼으며, 베테랑 배우 이성재도 절대 악인의 카리스마를 선보였다.


‘기황후’는 방송 전부터 그 어떤 작품보다 높은 관심을 모았던 작품이다. 하지원-주진모-지창욱 등 화려한 라인업도 한 몫을 했지만, ‘역사 왜곡’과 재해석된 ‘픽션’의 사이에서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결국 방송 첫 회에서 역사와는 다른 픽션이라는 점을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며 논란을 일단락 지었다. 이후 배우들의 열연과 화려한 영상미, 탄탄한 스토리 등으로 월화극 정상의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수백향’ 또한 일본 체계왕의 정실부인이자 백제 공주인 수백향을 다루고 있으나, 실제로는 백제의 공주라는 기록이 없어 실존 인물에 의거한 사극이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가 제기됐으나, 이 또한 역사의 재해석이라는 넓은 시각으로 10%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MBC는 올 한해 사극 장르에 있어서 타 방송사에 비해 유독 강세를 보였다. 이는 오랜 기간 축적돼 온 노하우를 가진 MBC가 가진 강점으로 꼽을 수 있다. 현재 방송 중인 ‘기황후’와 ‘수백향’이 다가오는 2014년에도 현재의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가족 이야기 다룬 ‘백년의 유산’-‘금 나와라 뚝딱’-‘오로라 공주’ 하지만...

가족 드라마에는 흔히 가족 간의 ‘갈등’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최근 가족 드라마를 표방하는 작품들은 시청자들의 입맛에 막는 ‘막장’ 전개를 선택하기 일쑤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백년의 유산’과 ‘금 나와라 뚝딱’은 외도와 이혼, 기득권 세력의 비리 등을 여실히 드러내며 결코 웃기만 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니었다.

시어머니의 도를 넘은 행동과 목적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일도 서슴지 않는 행동들은 저녁 시간대에 가족들이 둘러앉아 시청하기에는 다소 부적절하다는 평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이에 대한 비판을 하면서도 이러한 작품들에 대한 높은 호응도를 보였다.

이중 가장 대표적인 작품으로 ‘오로라 공주’가 있다. 처음 기획의도와는 전혀 다른 불분명한 전개는 물론이며, 극중 캐릭터의 죽음이나 유학 등으로 급하게 마무리된 배우들의 잇따른 하차, 작가의 친인척으로 드러난 특정 배우에 대한 분량 특혜 등 논란의 핵이 돼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0부 연장을 하며 상업성에 초점을 맞춘 ‘막장 드라마’의 모든 것을 선보였다.



# 절반의 성공, ‘여왕의 교실’-‘투윅스’-‘스캔들’

하지만 ‘자극’ 보다는 ‘작품성’을 택한 작품들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시청자들에게 작품에 대한 호평은 얻었으나, 시청률 면에 있어서는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여왕의 교실’은 아역 배우들을 중심으로 한 학교드라마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김향기-김새론-천보근-서신애 등을 주축으로 한 아역들의 열연과 더불어 고현정의 캐릭터 변신은 현재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과 한계를 신랄하게 꼬집었다. 하지만 공감 면에서 다소 아쉬움을 남긴 작품이었다.

2013년 MBC에서 가장 많은 고정 팬을 가지고 있는 작품을 손꼽으라면 단연 ‘투윅스’를 꼽을 수 있다. 딸아이의 골수 이식을 위해 2주일간의 도주 길에 나선 이준기의 부성애는 안방극장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특히 한 회가 1일이라는 독특한 설정은 드라마의 긴박감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 이준기-김소영-류수영 등 배우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 연기도 인기에 한 몫을 했다.

‘스캔들: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은 지난 1995년 6월 29일 발생했던 삼풍 백화점 붕괴를 모티프로 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가족 내부의 갈등보다 한 인물의 복수와 이후 밀려오는 상처와 이를 극복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조재현-심은경-김재원 등 배우들의 깊은 내면 연기는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하지만 상승세를 타고 있던 MBC 주말드라마 시청률에 있어서는 빛을 발하지 못했던 작품이다.


이처럼 ‘막장’ 드라마의 선정성과 자극성을 빼고 ‘작품성’을 선택한 작품들은 내용 면에서는 호평을 받았지만,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이밖에도 MBC는 올 한해 안방극장에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앞서 내용에서 다뤄지지 않은 많은 작품들도 있지만, 이들을 포함한 모든 작품들은 제작진을 비롯한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땀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성공과 실패를 거울삼아 다가오는 2014년, MBC가 어떤 작품들로 안방극장을 찾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MBC 2013 연기대상 수상의 영광은 누구에게 돌아갈지 기대가 더해지고 있다.
조정원 이슈팀기자 /chojw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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