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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응사', 별 볼일 없는 '추억놀음' 드라마가 아닌 이유
엔터테인먼트| 2013-12-29 11:04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94'가 지난 28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90년대를 배경으로 한 이 '추억놀음' 드라마는 추억과 향수, 그 이상의 감동을 선사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지난 28일 방송된 '응답하라 1994'는 해피엔딩의 결말로 끝을 맺었다. 마지막까지 화두로 떠올랐던 성나정(고아라 분)의 진짜 남편은 쓰레기(정우 분)였다. 결국 성나정은 새로운 사랑 칠봉(유연석 분)이 아닌 편안하고 익숙한, 가족같은 존재 쓰레기와 연을 맺게 됐다.

칠봉은 야구선수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미국으로 다시 떠난 칠봉은 그 곳에서 새로운 인연을 만났다. 이 과정에서 배우 정유미가 특별 출연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다른 인물들 역시 해피엔딩을 맞았다. 삼천포 김성균(김성균 분)과 조윤진(도희 분)은 아이 넷을 둔 부부가 됐다. 빙그레 김동준(바로 분)은 학과 선배인 다이다이 진이(윤진이 분)와 커플을 이뤘다. 해태(손호준 분)는 첫사랑 애정(윤서 분)과 결혼에 골인했다.



단면적인 면에서 봤을 때 '응사'는 결코 특별한 드라마는 아니었다. 90년대를 거친 사람들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자극할 요소가 충분했으나, 현 세대를 살아가고 있는 청춘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배경과 촌스러운 인물들이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응사'는 대성공했다. 전작 '응답하라 1997'에 이어 또 한번 '응답' 시리즈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흥행 이유로 표면적으로 보이는 배우들의 호연과 이우정 작가, 신원호PD의 환상적인 궁합을 꼽을 수 있겟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추억을 넘어선 시대적 배경과 청춘들의 사랑, 그리고 슬픔이 전제로 깔려 있었다. 이는 곧 전 세대의 시청자들을 아우르는 공감 요소로 작용했다.

사회적 문제였던 'IMF' 사건으로 취업난을 겪은 대학생들의 고충을 성나정의 모습으로 세밀하게 그려냈다. 또 '서태지 은퇴' 등 당시 최대의 핫이슈엿던 사건들을 조명하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자아냈다.

청춘들에 치우치지 않은 어른들의 이야기도 '효과 굿'이었다. 나정의 부모 성동일과 이일화의 사연은 시청자들을 울고 웃게하며, 기존의 청춘드라마와 차별화를 뒀다.

드라마 곳곳에 등장한 '복선' 역시 흥미를 돋우는 깨알요소였다. 극 중 등장한 인형들 중 개는 칠봉, 물개는 나정, 고릴라는 정우였던 것. 이는 곧 세 사람의 삼각관계를 암시한 복선이였다.

이처럼 '응사'는 단순한 청춘드라마가 아닌 시청자들의 마음을 얻을 줄 아는 '똑똑한 드라마'로 마지막까지 인기를 누리며 아름답게 퇴장했다.

양지원 이슈팀기자 /jwon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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