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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아파트 다시 ‘청춘’…시장은 설렌다
부동산| 2014-01-09 11:28
대치2단지 최대 266가구 일반분양
“문의전화만 하루에 20~30통”
주민 분담금도 기존방식보다 절반

분당 매화마을 등지 매매 훈풍
전문가 “입지별 양극화될듯”


# 안녕하세요. 전 서울에 사는 A(Apartmentㆍ아파트)입니다. 새해가 됐으니 제 나이도 열 여섯살이네요. 혹시 아시나요? 사람 나이 열 여섯이면 꽃피는
‘이팔청춘’이라지만, 저희들은 이제 퇴물이 된답니다. 겨울엔 녹슨 수도관이 터지고, 난방이 부실해 수리비가 만만찮죠‘. 간단한’ 새단장에만 2000만
~3000만원씩 드는 저같은 늙다리들이 전국에 400만이라네요. 그런데 작년말 성형비용을 줄일 방법이 나왔습니다. 이름하여‘ 수직증축 리모델링’이랍
니다. 희소식일지, 아니면 ’찻잔 속 태풍’에 그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편집자 주>

올 4월부터 가능해진 아파트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강남, 분당의 건축 15년차 이상 단지들을 들뜨게 하고 있다. 작년말 바뀐 주택법 시행령으로 15층 이상 아파트는 리모델링해 최대 3개층을 위로 올리고, 기존 가구 수의 15%까지 일반분양 가능해졌다. 사업성이 재건축 못지않게 좋아져 현장은 ‘봄바람’을 맞이할 준비로 분주하다.

▶꿈틀대는 현장=7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개포동 대치2단지 리모델링 주택조합 사무실은 걸려온 전화를 받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전학수 조합장은 “사업 상황을 묻는 전화가 하루 20~30건씩 온다”며 “(주택법시행령 통과)전엔 4~5건이 전부였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이 단지(총1753가구)는 최대 266가구까지 일반분양이 허용된다. 용적률도 현재 180%에서 최대 280%까지 올린다는 게 조합의 방침이다. 전 조합장은 “현재 수직증축에 맞게 변경 중인 설계안이 확정되는대로 주민동의를 다시 받고 사업에 속도를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분당에선 매화마을 1단지의 사업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른 편이다. 이 단지는 총 562가구 중 최대 84가구를 일반분양할 수 있다. 단지 규모는 크지 않지만 리모델링 시 평면을 기존 2베이에서 3베이(세 방향에서 바람이 통하는 평면)로 변경 가능하고, 면적도 수요자가 선호하는 전용 85㎡로 맞출 수 있어 사업성이 괜찮다는 평가다. 원용준 조합장은 “(일반분양)수입은 최대 300억원까지 가능할 것”이라며 “2월 초순까진 시공사 선정공고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올 4월부터 아파트‘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가능해지면서 강남, 분당의 건축 15년차 이상 단지들의 리모델링 사업이 빨라지고 시장분위기가 회복하는 등 들떠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리모델링의 재테크효과 뿐 아니라 주거복지 가능성에도 중점을 둬야 한다고 본다. 사진은 경기도 분당 느티마을에 8일부터 걸린 수직증축 리모델링 관련 현수막. 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이뿐 아니다. 인근 느티마을엔 8일 ‘사업성은 올리고 분담금은 내리고’란 내용이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다. 임명수 추진위원장은 “ 사업비가 30%이상 줄어든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반신반의했던 주민 분위기가 반전됐다”며 “사업을 빨리 진행해달라는 문의만 하루에 20건이상 오고있다”고 말했다.

▶주민 분담금 기존 대비 절반수준=현장분위기가 살아난 이유는 수직증축의 허용으로 주민들의 사업분담금이 절반까지 줄기 때문이다. 9일 건축ㆍ설계업계에 따르면 대치2단지 리모델링시 1가구당 분담금은 공급 46.2㎡가 6654만1000원, 56.1㎡는 6317만9000원, 69.3㎡은 6812만5000원으로 집계됐다. 수직증축 허용 전을 100으로 볼때 평균 61.2%정도 저렴해지는 수준이다. 이는 262가구를 일반분양해 절감될 사업비를 고려한 수치다. 수평증축과 비교해 수직증축을 하면 애초 비용의 30%대로 리모델링이 가능하단 의미다.

이같은 분담금 절감비중은 일반분양가가 높은 곳일 수록 큰 것으로 나타났다. 차정윤 리모델링협회 사무총장은 “비(非)강남권 주택의 리모델링 분담금도 가구당 최대 35%까지 절감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매시장 분위기도 ‘양호’=주민분담금이 획기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소식이 퍼지며 해당단지 주택매매시장 분위기도 상대적으로 좋은 편이다.

우선 급매물이 사라졌다. 현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급매물은 작년까지 모두 소진됐다’고 입을 모았다. 대치2단지의 주대식 한미공인 대표는 “이 단지 주택 소유자 중 실제 살고 있는 사람들은 35%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투자자 비중이 높단 뜻이다. 주 대표는 이어 “리모델링 사업이 속도를 낼 경우 이 단지 매매시장의 ‘폭발력’은 상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물을 내놨다 거두는 경우도 많아졌다. 싸게라도 집을 파는 대신 상승을 예감한 매도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졌단 의미다. 분당 매화마을의 홍재운 동성공인 대표는 “급매물 거래가 끝난 뒤 시세가 10%가량 올랐다”고 전했다.

실제 작년 4.1부동산대책 후 리모델링 후보단지는 꾸준한 강보합 또는 상승세다.

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분당 느티마을 4단지 전용 59㎡시세는 지난 4월 3억9500만원에서 12월까지 4억2000만원을 유지중이다. 대치2단지는 각 면적대별 시세가 4월 이후 2000만~3000만원가량 뛴 상태다.

▶전문가들 “지향점은 ‘주거복지’돼야”=그러나 전문가들은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투자자나 거주자의 재테크에도 플러스지만 궁극적으론 주택환경 개선을 통한 ‘주거복지’에 방점이 찍혀야 한다고 평했다. 차 사무총장은 “기본적으로 수직증축 리모델링은 노후주택의 과도한 수리비용을 줄이기 위해 만든 방안”이라며 “최장 140년까지 가는 영국 등 선진국 아파트처럼 우리도 리모델링을 통해 지속가능한 주거환경 조성 등 복지차원에서 리모델링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약세를 거듭하는 주택매매시장때문에 리모델링 사업의 입지별 양극화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분당 등 1기신도시와 강남권의 기대가 상당하지만 사업성확보가 쉬운 단지는 전체적으로 적은 편”이라며 “일부지역에서만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선호되는 등 입지별 양극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현종 기자 /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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