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중국-인도, 자동차산업 희비 극명하게 갈려
뉴스종합| 2014-01-10 09:31
세계 1, 2위의 인구 대국이자 아시아 최대 시장인 중국과 인도에서 지난해 자동차 시장의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13억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은 개별 국가로는 처음으로 자동차 판매량이 2000만대를 돌파, 5년 연속 세계의 ‘왕좌’를 누렸다. 반면 인도에선 자동차 판매량이 11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10일 닛케이, 아사히 등에 따르면 중국자동차공업협회는 중국 신차 판매대수가 전년대비 13.9% 증가한 2198만4100대를 기록했다고 9일 발표했다. 2009년 이후 미국을 제치고 자동차 왕국으로 떠오른 중국은 단일 국가로선 처음으로 2000만대를 넘었다. 지난해 12월 판매량은 213만대로, 월별 최고 기록도 갈아치웠다.

같은 날 인도자동차공업협회는 중국과는 판이하게 다른 실적을 공개했다. 지난해 상용차를 포함한 신차 판매대수는 지난 2012년에 견줘 9.1% 감소한 324만1209대였다. 연간 판매 성장이 꺽인 것은 2008년 이후 5년만이다. 또 12월 한달 판매 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2.9% 준 23만2918대로 집계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양 국 승용차 판매가 10배 차이로 벌어진 것에 주목했다. 중국 승용차 판매는 전년대비 16% 증가한 1800만대를 기록했고, 인도 승용차 판매는 10% 감소한 180만대에 그쳤다. 인도 승용차 판매가 연간 감소로 돌아선 것은 11년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인도에서 자동차는 10년 간 빠른 경제 성장의 최대 수혜분야로 꼽혀왔다. 하지만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된 미 달러대비 루피화의 급락과 최근 고금리 정책, 인플레이션 동반 등 경기 침체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 인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4년전 최고 11.4%에 달했지만 최근에는 5%까지 떨어졌다. 유가 폭등, 소비세 인상이 더해져 자동차 판매량을 끌어내렸다. 시장조사기관 인도 인폴라인의 자동차 애널리스트는 “2014년 상반기에도 고금리, 유가인상이 예상돼 판매가 약세일 것”이라고 했다.

중국에선 자동차 쿼터제, 면허발급 제한 등 자동차 소비를 막는 각종 규제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는 꿈쩍하지 않고 있다. 특히 외산 브랜드들이 강세다. 이들은 중국 시장에 특화시킨 저가형 모델을 개발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중일 외교 냉각 악재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도요타, 닛산, 혼다가 지난해 사상 최대 판매고를 올렸고, 후발주자인 포드도 지난해 중국형 신차를 출시, 전년 대비 50% 증가한 93만5000대를 판매 도요타를 제쳤다. 고급차 시장에 뛰어든 BMW는 20% 성장한 39만대를 기록했다. 외국차들은 올해도 중국 시장을 낙관하며 판매 목표치를 높게 잡고 있다. 반면 지난해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7.5% 감소했고, 자국 브랜드의 내수 점유도 줄어든 것으로 추산됐다.

중국 자동차 판매 증가로, 중국 휘발유 수요가 지난해 11월까지 12% 증가하는 등 연관산업도 따라 성장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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