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외교
경제사절단 대동한 대통령들 첫 순방길에선 ‘세일즈맨’
뉴스종합| 2014-01-14 09:33
[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지난 20년간 5명의 대통령들이 취임 후 경제사절단과 나선 첫 해외순방은 주요국과의 경제협력 물꼬를 트는 역할을 했다. 불안정한 동북아 정세와 대내외 경제위기 속에서 새 정부는 취임 초기 매번 ‘나라 안’의 답을 ‘나라 밖’에서 찾았다.

김영삼 대통령의 취임 후 첫 해외방문지는 1993년 취임 후 미국이었지만, 문민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재계인사를 대거 수행한 지역은 중국이었다. 김 대통령은 1994년 중국을 찾아 당시 강택민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를 통해 우리 정부는 대중 교역을 확대하고 투자진출을 적극 늘리기로 합의했다. 또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이 북한을 설득해줄 것을 요청하며 경제성장 리스크 해결에 주력했다.

김대중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는 외환위기로 나라 경제가 극도로 침체된 시기였다. 때문에 김 대통령의 일성은 투자일 수밖에 없었다. 이에 김 대통령이 1998년 6월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차 방미할 당시엔 경제사절단이 아닌 투자유치단이 꾸려졌다. 당시 산업자원부 당국자는 “재벌총수나 경제단체장이 동행했던 과거와 달리 실무자급 인사로 구성해 실질적인 투자유치 협상이 이뤄지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김 대통령은 한-미투자협정 체결에 합의하는 성과를 거뒀다.

노무현 대통령도 대규모 경제사절단과 미국을 방문해 외국인투자 활성화 분위기를 조성했다. 당시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현 민주당 의원)은 “노 대통령이 국가경영의 CEO(최고경영자)로서 IR(한국경제설명회)을 성공적으로 치렀다”고 평가했다. 당시 부시 미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동북아중심국가 건설을 지지했다. 또 이라크복구 지원에 참여한다는 것도 부시대통령의 입을 통해 처음 나왔다. 이를 계기로 범정부차원에서 기구를 구성해 복구작업이 시행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후 순방지로 미국과 일본을 연이어 방문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기업인 출신답게 이 대통령은 특유의 추진력으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 추진, 한일 FTA 협상을 위한 실무협의 개최 등을 약속하며 무역 시장 확대의 기틀을 마련했다. 또 미국 비자면제 실시, 한국 내 일본기업 전용 부품소재 공단 설치 등 세부적인 성과도 달성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첫 순방지에서 더욱 구체적인 사업적 수완을 발휘하며 직접 투자유치를 이끌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당시 60주년을 맞은 한미동맹의 발전방향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가운데,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8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받았다. 이와 함께 보잉, 커티스라이트, 올모스트 히어로즈 등 기업으로부터 3억8000만달러 규모의 투자를 이끌어내는 성과도 올렸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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