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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제품 대중화로 활로 찾아야 ”
라이프| 2014-01-17 11:06
‘공예품=도자기’ 인식 바꿔야
‘스타 공예품’ 발굴에도 심혈


“임기 동안 가장 중점을 둘 것은 생활 속에 밀접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공예, 생활형 공예품 개발입니다. 한마디로 대중화죠.” 지난 1월 11일로 취임 100일을 맞은 한국공예디자인진흥원장 최정철(56ㆍ사진)의 일성이다. 취임 100일에야 나온 일성, 늦은 감이 있다. 진흥원이 해야 할 일, 하고 있는 일을 파악하고 비전을 세우느라 걸린 시간이라고 했다. 직원들은 최 원장을 워커홀릭 원장이라고 부른다.

대중화를 비전으로 잡은 최 원장은 소비자와의 접점 확충, ‘문화역 서울 284’의 활성화, 공예인증제 시행을 2014년 과제로 꼽았다. ‘공예품’에는 자개, 놋쇠, 도자기만이 전부라는 인식을 바꾸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봤다. “‘공예는 전통’이라는 생각만 하지 우리가 사용하는 일상용품이 공예라는 인식은 없다”며 이를 바꾸기 위해선 접점을 많이 마련하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봤다. 작품이자 상품인 공예품의 유통망을 개선하는 것도 주 업무로 꼽았다.

최 원장은 현재 인사동에서 운영하고 있는 오프라인 매장형 갤러리를 확장할 계획이다. 문화역 서울 284와 최근 개관한 DDP, 청와대 사랑채 등 관광객이 많고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을 공략한다면 효과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또한 지난해 12월에 개최해 약 3만2000명이 다녀간 ‘공예트렌드페어’처럼 신진 작가들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행사도 늘릴 계획이다. 다만 대중화라고 해서 지나치게 상품 위주로 포지셔닝되는 것은 피할 것이란다. 상품이기 전에 공예품으로서 의미를 전달하는 진흥원 역할이 아직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공예품은 말 그대로 손으로 만드는 예술입니다. 하나를 만드는 데 들어간 작가의 노력과 기술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게 안되면 저렴한 ‘made in China’ 제품만 범람하게 됩니다” 


공공디자인 부문에 대한 고민도 계속된다. 근대 유산인 ‘문화역 서울 284’의 활성화를 계획했다. 적극적인 기업 유치를 통해 대중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획을 준비하고 있다. ‘공예인증제’는 지난 3년간 준비해온 프로젝트다. 산업제품의 ‘KS마크’처럼 공예품에 대해 진흥원이 품질을 보증해주는 제도다. 예산과 시간의 제약으로 올해는 도자 분야만 먼저 시범 운영한다. 연구소를 통해 건강에 무해한지, 100% 국내 생산 흙인지 등을 판단하고, 진흥원이 인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외에도 최원장은 몇 가지 현안을 꼽았다. 국빈이 왔을 때 선물할 만한 러시아의 목각인형 같은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 공예품이 없다는 것과 문화부 내 산재한 공예 관련 단체의 통합이다. 실제로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나 한국문화재보호재단에서도 공예품을 다루고 있다. 정책ㆍ제도의 체계적 관리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서도 통합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제언했다.

최 원장은 한손에는 전통계승, 다른 손에는 대중화라는 쉽지 않은 과제를 맡았다. “출발이 반이고 본인 열정이 있다면 다 바뀔 수 있다”고 말하는 그의 2014년이 기대된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사진=김명섭기자/msir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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