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춘제인데…술 끊는 중국…지구촌 주류업계 속앓이
뉴스종합| 2014-01-23 11:04
세계 술소비 38% 최대시장 불구
習주석 반부패·사치척결 ‘된서리’




세계 제일의 애주가 ‘왕서방’이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 기간에도 절주(節酒)하게 생겼다. 서슬퍼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반부패 및 사치풍조 척결 드라이브 탓이다.

춘제는 전통적으로 주류시장 연중 최대 성수기다. 하지만 최근들어 춘제 음주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중국 정부가 지난 2012년 3월 공무원의 차량, 접대, 해외출장 경비를 엄격하게 통제하고 공금으로 산 담배, 고급술 선물을 금지시켰기 때문이다.

작년 춘제 기간에는 공식 만찬에서 군인의 음주는 금지됐고, 사치스러운 잔치는 자제됐는가 하면 사치품 TV 광고가 금지됐다.

올해는 더 우울할 전망이다.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올해 춘제판매량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레버 스터링 샌포드번스테인 애널리스트는 “아시아 시장에서 주류업계는 중요한 분수령을 맞았다”면서 “서양 주류 업계에 ‘악몽의 시나리오’는 중국 소비자들이 비교적 덜 비싼 자국 술을 소비하는 것으로 소비 문화가 바뀌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와인주류시장 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술 소비의 38%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술 소비 국가다.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중국 주류 시장은 2006년부터 2011년까지 21%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정부의 사정칼날에 중국 주류시장은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그동안 서구 술 소비 시장이 정체를 보이자, 중국 시장 의존도를 키워 온 세계 주류 업계로서는 ‘재앙’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프랑스 브랜디 명가 레미 쿠앵트로 그룹의 경우 꼬냑 매출의 40%를 차지해 온 중국에서 판매가 저조하자, 올 초 최고경영자(CEO)가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작년 4분기 이 회사 꼬냑 매출은 35% 급감했다. 레미는 중국 상황 탓에 올해 이익이 2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전통술 바이주 또한 지난해 판매가 50% 이상 감소했다.

‘앱솔루트’ ‘시바스리갈’ 등을 만드는 프랑스 주류회사 페르노리카는 올해 중국시장에서의 고전이 이익 감소로 나타날 것으로 우려했다.

‘윈저’ ‘조니워커’ 등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주류회사 영국 디아지오는 중국 술 수정방의 매출이 감소했다고 전했다. 디아지오는 수정방의 지분 5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WSJ은 주류기업들이 중국에서 ‘비싸 보이지 않게’ 고가 제품 판매전략을 새로 짜는 등 사정당국의 칼날을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한지숙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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