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남아공 랜드화 가치 5년來 최저…백금 광산 파업 ‘설상가상’
뉴스종합| 2014-02-03 11:37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로 랜드화 가치가 5년래 최저치로 폭락하면서 외환위기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최대 수입원인 백금 광산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세계 최대 백금(플래티늄) 생산국인 남아공에서 일주일째 계속되는 백금 광산 노동자들의 파업 사태로 국제 백금 가격 인상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백금 광산 노동자들은 백금 광산 업체와 임금 협상이 결렬되자 지난 23일(현지시간)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이로 인해 앵글로아메리칸플래티넘, 임팔라플래티넘, 론민 등 남아공 3대 백금 광산업체가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임금 인상폭을 두고 노사 간 입장 차가 워낙 커 파업이 장기화할 가능성과 함께 지난 2012년 파업 때처럼 유혈사태로 번질 우려까지 나온다. 이 달 폭등세인 백금 가격도 쉽게 내려오기 힘들 전망이다.

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번 파업으로 3대 백금 광산업체는 하루 1만 온스 생산량 감소, 하루 2억랜드(1800만달러) 매출 감소의 피해를 보고 있다. 계속돼 온 파업으로 남아공 백금 광산업체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망가졌다. 지난 10년간 33%에 달했지만 2009년 이후 9%까지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남아공 최대 광산 노조 전국광산건설노조(AMCU)는 현재 최저임금의 두배인 월 1만2500랜드(125만원)를 요구했으며 광산업체들은 8~8.5% 인상안을 고수, 최근 협상은 깨졌다. 앞서 지난해 12월에 또다른 노조 전국광산노조(NUM)은 금 광산 업체와 8% 임금 인상을, 중규모 백금광산업체인 노르담플래티늄과는 75일간의 파업 끝에 9.5% 인상에 합의한 바 있다.

지난 수십년간 남아공 광산업은 저임금 노동 시장의 수혜를 누려왔다. AMCU 위원장 조셉 마툰츠는 “1994년부터 현재까지 광산노동자들은 여전히 빈민층이고, 기업들은 여전히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 법이 만들어놓은 임금 체계 하에 흑인 노동자들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기업들은 AMCU 요구안이 비현실적이어서 수용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남아공 광물협회의 선임이사인 로저 벡스터는 “현재 가격에서 백금 광산의 45%가 손실을 보거나 한계 생산가 이하로 생산하고 있다. 기업이 AMCU의 요구를 수용하면, 상당수 기업들은 심각한 생존 위험에 빠질 것이다”고 반박했다.

남아공 주요 수출 품목인 백금 광산업의 위기는 랜드화 약세와 성장 둔화를 겪고 있는 남아공 경제에도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남아공은 세계 백금 생산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백금 가격은 온스 당 1469.50달러까지 뛰며 작년 10월 이후 3개월만에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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