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잘나가던 미국 경제 ‘흔들’…대체 왜?
뉴스종합| 2014-02-04 09:37
‘1.1%→2.5%→4.1%→3.2%’

지난해 미국 경제가 받아든 성적표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부진에 빠졌던 미국 경제는 3분기 ‘깜짝 성장’을 알린 뒤 완연한 회복 국면으로 진입하는 듯했다.

때문에 3일(현지시간) 발표된 1월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가 51.3으로 전달보다 5.2포인트나 급감해 예상 밖 부진을 보이자 시장은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로 크게 요동치고 있다. 일시적 요인에 의한 위축이 아니라 장기적 추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美 제조업 위축 이유는?=제조업 지표 부진의 일차적 원인은 최근 미국을 강타한 강추위지만, 기저에는 향후 경제 성장에 대한 불안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 부양을 촉진해왔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정책이 축소되기 시작하면서 자칫 성장 동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향후 경제 활동을 가늠할 수 있는 ISM 제조업 신규주문지수가 직전월의 64.4에서 51.2로 급락해 1980년 12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하고, 신규 취업자 수도 지난해 12월 7만4000명으로 3년 만에 최저치로 주저앉은 것은 이러한 우려를 가중시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거듭된 지표 하락으로 미국의 경제 성장 둔화를 알리는 경보음이 커지고 있다”면서 “제조업 부진이 올해 미국 경제에 장기적 위협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최대 교역 상대국 중 하나인 중국의 성장세가 한풀 꺾인 것도 한 원인이다.

중국의 1월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3.4로 5년여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제조업 PMI도 50.5로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해 경기 둔화를 예고한 바 있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안 셰퍼드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PMI 부진에 따라 당분간 미국 제조업지수도 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채한도 ‘시한폭탄’=지난해 미국을 사상 초유의 국가 부도 위기에 내몰았던 연방정부 부채한도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시급하다. 미국 정치권은 지난해 10월 약 16조7000억달러인 부채한도 상한 협상이 난항을 겪자 오는 7일까지 협상 시한을 유예한 바 있다.

3일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이달 말께 연방정부의 부채가 법정상한선에 도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부채상한 증액을 촉구했다.

그는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초당적정책센터’(BPC) 주최 행사에서 연설을 통해 “지금 당장 부채상한선을 증액하는 것이 의회의 의무”라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기다리는 것은 실수”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회는 부채상한을 놓고 위기를 또다시 자초하는 사태를 피해야 한다”면서 “이(증액)를 미루는 것은 경제를 해치고,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납세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美 구직 포기자 증가=최근 호조를 보이는 노동시장에 대해서도 비관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12월 미국의 실업률이 6.7%까지 떨어졌지만 그 이면에는 구직 포기자들이 최근 급증했다는 현실이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업률 하락이 취업자의 증가 때문이 아니라 미국 정부의 긴축 재정으로 비상 실업수당을 받지 못한 140만명의 장기 실업자들이 구직 자체를 포기한 데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노동시장에 실제로 참여하는 비율이 감소하고 있는 것도 향후 경기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금융위기 직전만 해도 66%를 웃돌았던 경제활동참가율은 지난해 지난 9월 63.2%로 3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데 이어 12월에는 62.8%까지 추락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