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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털, 경계가 무너지다
뉴스종합| 2014-02-04 11:43
車·정수기등 한정된 상품서
안마의자 · 반신욕기 · 도정기 등
웰빙제품 렌털 주력부대로 부상

2006년 3兆서 2012년 10兆규모
시장 6년새 3배이상 급성장
홈쇼핑도 렌털 경계 확장 주력


#1. 지난달 19일 GS샵에서 방영된 벨기에 라텍스코(Latexco)의 라텍스 매트리스는 심야시간에도 불구하고 1000건이 넘는 주문 콜을 받았다. 이날 라텍스 매트리스 취급고는 목표보다 20%를 웃돌아 2~3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에서 120만원이 넘는 고가의 상품을 39개월간 월 2만4000원(퀸 사이즈 기준)을 내면 된다는 소리에 주문이 몰려든 것이다.

#2. 현대홈쇼핑은 조만간 렌털 방식으로 현미 도정기를 판매할 예정이다. 도정기 렌털 기간 동안엔 매달 현미도 배송받게 된다. 배달되는 현미의 양에 따라 월 3만9500원(3.5㎏), 월 4만6500원(5.4㎏)을 39개월 동안 내면 도정기 소유권도 갖게 되는 방식이다. 건강한 식단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도정기가 정수기처럼 주방 필수품이 되고 있는 것이다.

렌털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자동차와 정수기 등 일부 품목에 한정됐던 상품도 안마의자에서부터 반신욕기, 흙침대, 매트리스, 심지어 도정기까지 렌털이 안 되는 상품이 없을 정도다. 적게는 100여만원, 많게는 1000만원이 넘는 고가의 제품을 제 돈 주고 살 수 없다 보니 렌털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잘 먹고 잘 사는’ 고도의 웰빙과 관련된 상품들이 렌털시장의 주력 부대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소득 2만달러대의 벽에 갇혀있고, 얄팍한 주머니 사정이 뻔하지만 ‘안녕한 집’에 대한 욕구는 양보할 수 없는 한국판 신(新) 소비 행태가 렌털 시장의 급성장과 렌털 상품의 경계 퇴색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현대홈쇼핑 이종경 상품개발팀 책임MD는 “매월 저렴한 금액으로 고가의 제품을 사용할 수 있고, 정기적인 케어가 가능해 관리 소요가 적기 때문에 렌털 상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기존에 운영하던 렌터카, 안마의자, 정수기 외에도 건강에 대한 고객 니즈를 반영해 현미 도정기, 운동기기 등 상품을 추가 운영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도정기

홈쇼핑 업계가 렌털 시장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2011년부터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자동차와 정수기가 대부분이었고 그 규모도 적었다. 그러던 것이 2012년에는 한 달에 한 번꼴로 렌털 상품에 대한 편성이 늘었다. 심지어 지난해엔 렌털 상품 방송이 한 달에 10~15번으로 10배가량 늘었다. 불과 2~3년 사이에 렌털 상품이 홈쇼핑 업계의 주력부대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실제 한국렌털협회에 따르면 렌털 시장은 6년 만에 세 배 넘게 증가했다. 2006년 약 3조원에 그쳤던 렌털 시장 규모는 2008년엔 약 4조5000억원에 이어 2012년엔 약 10조2000억원대로 급성장했다. 특히 홈쇼핑 방송에서의 렌털 시장의 급성장세가 눈에 두드러진다.

GS샵의 경우 지난해 렌털 부문의 전체 취급액은 전년에 비해 48% 증가했다. 현대홈쇼핑의 경우에도 렌털 부문 신장률은 2012년 350%에서 지난해엔 무려 620%로 뛰어올랐다. 렌터카까지 포함하면 지난해 렌털 부분의 신장률은 무려 2300%에 달한다. 롯데홈쇼핑 역시 지난 한 해 동안 575%의 초고속 성장세를 기록했다.

반신욕기

렌털 상품이 홈쇼핑 업계의 효자품목으로 자리 잡은 데엔 단품으로 팔았을 때보다 렌털로 팔 때 효율이 좋기 때문이다. 현대홈쇼핑에 따르면 렌털 방식의 판매는 일반적인 판매 방식에 비해 약 2.5배의 매출 신장을 기록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렌털 상품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국내 유명 리조트를 연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레저 회원권 서비스와 매달 갓 볶은 원두를 배달해 주는 커피머신 렌털 서비스 등 렌털 브랜드를 10여개 새로 선보일 계획이다.

안마의자

한석희 기자/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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