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사라지는 5만원권…지하경제에 갇혔나
뉴스종합| 2014-02-05 11:32
정부가 지하경제 양성화를 국정과제로 내세웠지만, 5만원권 환수율이 급감하는 등 오히려 지하경제 수요가 커진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고액권 화폐인 5만원권은 지하경제의 보관 수단으로 지목받아왔다. 한국은행이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설훈 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5만원권 환수율은 48.6%였다. 1년 전보다 10%포인트 이상 감소한 수치다.

1만원권 환수율(94.6%)도 전년보다 12.8%포인트 하락했고, 5000원권은 82.1%로 7.8%포인트 떨어졌다.

환수율은 특정기간 한은의 화폐 발행량에 대한 환수량이다. 환수율이 떨어졌다는 것은 현금이 시중에 풀렸다가 한은 금고에 돌아오지 않는 비중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다.

5만원권 환수율은 발행 첫해인 2009년 7.3%에 그쳤지만 2010년 41.4%, 2011년 59.7%, 2012년 61.7% 등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작년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전체 지폐 발행잔액 중 5만원권 비중이 12월말 현재 66.5%로 확대됐다. 1년 전에는 62.8%였다.

광의통화(M2·평잔ㆍ계절조정 기준)에 대한 현금통화 비율도 작년 11월 현재 2.71%로 전년 같은 달의 2.37%에 견줘 0.34%포인트 높아졌다. 재산을 될 수 있으면 현금으로 갖고 있으려는 심리가 확산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관계자는 “지폐 환수율 감소는 과거보다 현금 사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설훈 의원은 “관계당국은 지하경제 양성화에 일정 부분 성과도 있지만 부작용 역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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